독일 가전 밀레 116년 가족경영의 비결 “'피'보다 '능력' 우선”

입력 2015-06-30 16:42 수정 2015-07-01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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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진출 10년을 맞이한 독일 프리미엄 가전 밀레가 30일 서울 역삼동 밀레코리아 사옥에서 간담회를 열고 한국 진출 10년의 사업 성과와 실적을 평가하고, 한국 가전 시장에서의 향후 사업 계획 등을 밝혔다. 왼쪽부터 밀레코리아 대표, 마르쿠스 밀레 공동 회장, 라인하르트 진칸 밀레 공동 회장(사진=밀레코리아)

116년간 4대째 가족경영을 유지하고 있는 독일 프리미엄 가전 밀레의 공동회장들이 경영유지 비결로 능력을 중시한 최고경영자(CEO) 선출을 꼽았다.

밀레코리아는 30일 서울 역삼동 밀레코리아 사옥에서 국내 진출 10년 기념 간담회를 열고 사업 성과와 실적을 평가하고, 한국 가전 시장에서의 향후 사업 계획 등을 밝혔다. 마르쿠스 밀레 공동 회장, 라인하르트 진칸 밀레 공동 회장을 비롯해 안규문 밀레코리아 대표 등이 참석했다.

밀레는 1899년 창립이래 공동 창업자인 밀레 가문과 진칸 가문이 번갈아 가며 4대째 가족 경영체제를 이어오고 있다. 두 가문이 100%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으며, 기술부문의 밀레 가문이 51%, 경영 부문의 진칸 가문이 49%를 소유하고 있다.

두 가문은 공동경영을 해 온 116년간 한 번도 경영권 다툼이 없었다. 밀레의 이사회는 공동회장인 마르쿠스 밀레와 라인하르트 진칸을 비롯해 악셀 크닐 마케팅ㆍ세일즈 부문 최고경영자, 올라프 바쉬 재무관리 부문 최고경영자, 에두아르트 자일러 기술부문 최고경영자 등 5인으로 구성돼 있다.

이날 마르쿠스 회장과 라인하르트 회장은 오랫동안 두 가문이 경영을 이어올 수 있었던 배경을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두 가문은 이혼할 수 없는 부부라고 생각한다”며 “처음 시작부터 두 가문이 서로 잘 아는 상태에서 시작했고, 이혼하지 않기 위해 서로 존중하는 마인드를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장들은 “한사람 제안하면 무조건 반박하지 않고 왜 제안하는지 숙고하는 시간 가졌다”면서 “서로 약점이 있고 틀릴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 오며 경영에서의 즐거움, 재미를 느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회장들은 “후계자 되고자 하는 사람은 많지만 반드시 능력이 있어야 하며 승계자가 될 수 있는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면서 “무조건 후손이라고 해서 최고경영진 자리에 오르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3의 헤드헌터가 동원돼 공정한 평가를 거치고, 후손이 어떤 훈련을 받았고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오래된 전통에 따라 열정과 능력을 반드시 키워야 하고, 그 훈련을 외부세계에서 하도록 연습해야 한다”면서 “가문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피’보다 중요한게 ‘능력’”이라면서 “가문에 능력까지 겸비해야 반드시 최고경영진에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밀레는 1899년 독일 하노버 북부 귀테슬로우에 설립된 회사로 진공청소기, 드럼 세탁기, 냉장·냉동고, 의류건조기, 식기세척기, 전기레인지, 오븐 등 프리미엄 주방·생활 가전을 116년간 선보이고 있다. 한 번 사면 20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뛰어난 품질력으로 가전업계의 벤츠나 BMW로 불리고 있으며, 1899년 칼 밀레와 라인하르트 진칸 두 사람이 공동 설립했다. 현재 전세계 47개국에 지사를 거느리고 있으며, 본사가 있는 귀테슬로우 공장 외에 독일 내 8곳과 인접 국가인 오스트리아에 1곳 등 총 11곳에 생산 공장을 두고 있다.

밀레코리아는 전세계 47개의 해외 지사 가운데 35번째로 2005년에 정식 설립됐다. 올해 창립10주년을 맞은 밀레코리아는 국산 브랜드의 가전시장 점유율이 90% 이상인 국내 가전 시장 속에서도 진공청소기, 드럼세탁기, 빌트인 주방 가전을 주력으로 꾸준한 매출성장을 달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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