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정부에 보조금 상한선 폐지 건의…왜

입력 2015-07-01 18:35 수정 2015-07-01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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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정부에 현행 33만원으로 설정한 단말기(휴대폰) 보조금의 상한선을 폐지해 줄 것을 건의했다.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과 애플 사이에 낀 LG전자가 활로 모색 차원에서 내린 방책이다.

1일 정부와 단말기 제조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달 중순 방송통신위원회와 미래창조과학부에 각각 단통법에서 규정한 보조금 상한선을 폐지해 달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당시 LG전자는 단통법에서 정한 보조금 상한선으로 국내 판매가 부진하니 보조금 상한선을 폐지 했으면 한다는 의견을 냈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달 중순 LG전자측에서 방통위와 미래부를 방문해 보조금 상한선의 폐지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LG전자의 행보는 지난해 단통법 제정과는 다른 태도다. 지난해 단통법 시행 이전에 가진 공청회나 토론회에서는 단통법 제정을 지지했기 때문이다.

불과 몇 개월 만에 태도가 바뀐 것은 그만큼 LG전자의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방증이라는 시각이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단통법 시행과 애플의 신제품 공세에 밀려 국내 시장에서 점점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우려의 시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10월 단통법이 효력을 발생한 이후 단말기 수요처인 이동통신시장이 얼어 붙었다. 단통법 시행 이전에는 번호이동 고객을 상대로 많은 보조금을 지원해 새로운 단말기 구입이 가능했다. 반면 단통법 시행 이후에는 보조금 상한선을 33만원으로 묶으면서 번호이동이 크게 감소했다. 일례로 올 6월 번호이동 건수는 51만건이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77만건보다 33% 줄어든 수치다.

애플의 국내 공세도 무섭다. 애플은 지난해 10월 아이폰6S와 아이폰6S플러스를 내세우며 국내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신제품 효과로 국내 시장 점유율이 30%에 근접하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LG전자 입장에서도 선방하고 있으나 위협적인 상황이라는 판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의 국내 단말기 판매량은 글로벌 기준으로 봤을 때 비중이 높지 않다"며 "다만 단통법과 애플 공세에 끼면서 내부적으로 위기의식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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