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7월 2일 珍羞盛饌(진수성찬) 성대하게 차린 진귀한 음식

입력 2015-07-02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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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식색성야(食色性也), 음식과 여색은 인간 고유의 성이라는 게 고자(告子)의 설이다. 그러면 매일 진수성찬(珍羞盛饌)이면 좋을까? 아니다. 예부터 군자는 조차담반(粗茶淡飯), 좋지 않은 차와 거친 밥에 자족하며 살려고 노력했다.

택당(澤堂) 이식(李植·1584∼1647)은 당숙인 동악(東嶽) 이안눌(李安訥·1571∼1637)의 행장(行狀)에 이렇게 썼다. “공이 드는 음식은 매우 담박하고 간소했다. (중략) 일부러 누추하게 산다고 비웃는 자도 있었다. 그러나 어버이를 기쁘게 해 드리려고 연회를 베풀거나 아끼는 현사(賢士)를 위해 잔치를 벌일 적에는 진수성찬을 가득 차려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이덕무(李德懋·1741~1793)의 청장관전서(靑莊館全書) 중 영처문고(嬰處文稿)에는 ‘뜰의 복숭아나무에 대해 붓 가는 대로 씀’[謾題庭桃]이라는 글이 있다. “뜰에 아홉 그루의 복숭아나무가 있는데 높이가 처마와 가지런하다. (중략) 어린아이 손을 이끌고 그 나무 아래에 가서 붓을 들고 나뭇잎을 따서 마음 내키는 대로 글씨를 쓴다. 해가 저물면 마루로 돌아와 문득 돌이켜보고 한번 웃는다. (중략) 사마(駟馬, 말 네 필이 끄는 좋은 수레)를 타고 정식(鼎食)을 먹는 부귀한 사람도 때때로 우환이 있다. 한 해나 한 달에 쾌적한 때가 얼마나 될까? 더구나 하루의 쾌적함을 얻기는 이렇게 어려운 것이다.”

여기 나오는 鼎食은 솥을 벌여 놓고 먹는다는 뜻으로, 진수성찬의 비유이다. 진수성찬은 진수(珍羞)로 줄여서 쓴다. 진선(珍膳) 진찬(珍饌)도 같은 말이다.

시편 141장 3~4절에 나오는 다윗의 기도를 인용한다. “여호와여, 내 입 앞에 파수꾼을 세우시고 내 입술의 문을 지키소서. 내 마음이 악한 일에 기울어 죄악을 행하는 자와 함께 악을 행치 말게 하시며 저희 진수를 먹지 말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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