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네치킨 노무현 前 대통령 비하 논란...풍자와 조롱의 한 끝 차이 [e기자의 그런데]

입력 2015-07-02 17:12 수정 2015-07-06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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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네네치킨)

네네치킨. 유재석의 광고로도 유명한 치킨프랜차이즈죠.

최근에는 싱가포르와 호주 등 해외시장에도 진출할 정도로 '잘 나가는' 업체인데요.

그런데 1일 저녁 7시께에 올라온

한 개의 페이스북 게시물 때문에 하루 아침에 '불매운동'의 대상이 됐습니다.

(사진=네네치킨 페이스북)

홍보성 문구와 함께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커다란 닭다리를 들고 있는 합성사진이 올라온 겁니다.

특히 이 사진.

극우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이른바 '일베'에서 널리 쓰이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비하 사진이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고인에 대한 희화화가 지나치다" "고인을 조롱하는 의도가 분명하다"

네티즌의 지적이 빗발쳤습니다.

(사진=네네치킨 페이스북)

게시물을 올린 네네치킨 경기서부지사 페이스북 운영자.

지난해 10월 경기서부지사 입사한 사원으로 알려졌는데요.

'오해하셨다니, 죄송합니다' 라니

그의 성의없는 사과가 오히려 네티즌의 '공분'을 샀죠.

(사진=네네치킨 페이스북)

나중에서야 상황의 심각성을 알게된 네네치킨.

밤 10시가 돼서야 본사 페이스북을 통해 장문의 사과글을 올렸고

이후, 네네치킨 대표이사가 직접 노무현 재단을 방문해 사과의 뜻을 전했지만

네티즌의 공분은 '불매운동'으로 이어져 가맹점주들의 피해까지

우려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사실 고 노무현 대통령이 희화화, 조롱의 대상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 2013년 홈플러스 대구 칠곡점의 한 매장 직원이 스마트TV에 띄운

노무현 전 대통령과 또래오래 치킨 캐릭터를 합성한 사진.

같은 해 천안의 한 호두과자 업체 직원도

노무현 전 대통령을 희화화한 이미지와 '추락주의' 문구가 든 포장지로

모두 네티즌을 질타를 받았죠.

(사진=온라인커뮤니티/네이버 웹툰/이투데이 DB)

정치인이나 유명인 등을 대상으로 한

'풍자와 패러디'는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인데요.

특히 인터넷의 발달로 대중에 확산되는 속도와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죠.

그만큼 우리나라도 '표현의 자유'를 인정하는 민주주의가 자리 잡았다는 뜻이지만

그만큼 논란도 커지고 있습니다.

(사진=KBS '개그콘서트')

KBS 2TV 개그콘서트의 시사풍자 코너 '민상토론'.

지난달 24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의견제시'를 받았습니다.

현 정부의 허술한 메르스 대응을 풍자한 것이 문제가 된 것이죠.

방심위는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의 실명과 사진이 노출되면서

지나치게 비방하는 내용 등에서 시청자들이 불쾌감을 느낄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민상토론'이 받은 '의견제시'는 방심위가 내릴 수 있는

가장 약한조치이긴 합니다만

일각에서는 풍자에 대한 개그맨의 생각의 폭을 제한하게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죠.

MBC 무한도전도 메르스 관련 내용으로 방심위로부터 '의견제시' 제재를 받았습니다.

(사진=MBC 무한도전)

그런데 말입니다.

문제는 풍자나 패러디가 조롱과 비하와 한 끝 차이라는 점에서

모순이 발생합니다.

어디까지가 건전한 '비판'인지

어디서부터가 비난과 '비난'이고 '조롱'인지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도 어디까지 '쿨하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도

기준점도 없고 애~매하죠.

이 때문에 내가 하면 '비판' '촌철살인'

남이 하면 '비난' '조롱' '비하' '모독'이 돼 논란이 일어나기도 하죠.

(사진=FOX '더 데일리 쇼')

그렇다면 '표현의 자유'가 너그러운 미국에서 풍자와 패러디 문화는 어느정도일까요.

미국에서는 정치풍자 방송이 큰 사랑을 받고 있고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토크쇼에 출연, 사회자의 '디스'에 가까운 농담을

능숙하게 받아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절대 용납되지 않을 것 같은 합성사진도 비일비재하고요.

물론 미국에서도 이같은 풍자와 패러디 수위에 대해

논란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시대가 어려울수록 정치 풍자는 발전한다고 하죠.

풍자와 패러디를 어디까지 허용하느냐에 대한 논란도 계속 뒤따를테고요.

하지만 정당하지 못하고 근거없는 '비난'의 패러디는

공감이 아니라 공분을 사게되고

비판을 받는 사람이 자신에 대한 지적을 수용하지 못하고,

권력을 휘두르게 된다면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후퇴하게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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