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크마겟돈’ 현실 되나...그리스, 1년 만에 다시 역성장·정국 혼란 장기화 ‘총체적 난국’

입력 2015-07-03 09:58 수정 2015-07-03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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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경제가 침체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지난해 7년 만에 겨우 플러스(+) 성장세로 돌아선 경제성장률이 올해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채무불이행(디폴트)에 이은 그렉시트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고 있다.

지난달 말 그리스의 국가 신용등급을 하향한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올해 그리스의 경제성장률을 -3%로 전망했다. 그리스의 대형 증권사인 베타시큐리티도 올해 그리스의 경제성장률을 -1.5~-3%로 봤다. 이는 올해 0.5% 성장할 것이라던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전망을 뒤집는 것이다.

전문기관들은 지난달 말 그리스 정부가 은행영업제한 및 자본통제에 나서면서 주요 수익원인 관광업, 수출입 등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점을 감안해 향후 경제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관광업은 그리스 GDP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효자산업이지만 여름 휴가철 극성수기를 앞두고 내려진 자본통제와 금융시스템 마비, 정세 혼란으로 관광객들이 발길을 돌리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다 그리스수출협회는 “앞으로 수 주 안에 수출은 7%, 수입은 28% 하락할 것”이라며 최악의 상황을 예고했다.

일각에서는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을 의미하는 ‘그렉시트’가 현실화되면서 ‘드라크마겟돈’이 실제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드라크마겟돈이란 그리스의 옛 통화인 ‘드라크마’와 신화 속 신들의 최후의 전쟁터 ‘아마겟돈’을 합한 신조어로, 그렉시트가 현실화됐을 때 그리스와 유로존이 겪을 충격파를 일컫는 표현이다. 그리스가 드라크마를 다시 발행하면 통화가치는 70% 폭락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재 그리스는 이틀 앞으로 다가온 5일 국민투표를 놓고 찬반 양론으로 갈린 상태다. 2일에도 국제 채권단과 그리스 수장들은 날선 대립을 보였다.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의장은 “그리스 정부의 무모한 행동으로 그리스의 재정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유럽 민주주의·인권 감시기구인 유럽평의회도 그리스 국민투표는 유권자가 숙고할 시간을 충분히 주지 않았고 문항도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그리스 국민투표에서 개혁안 수용에 ‘반대’를 호소하고 있는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2일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투표 결과가 ‘찬성’으로 나올 경우 사퇴하겠다고 강경하게 나섰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도 같은 입장이다.

그러나 결과가 찬성이든 반대든 그리스의 앞날은 암울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보고서에서 그리스가 헤어컷(채무탕감)을 받지 않는 이상, 개혁안이 통과되더라도 앞으로 3년 동안 519억 유로의 추가 자금이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현재로선 추가 자금 수혈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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