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상반기 신용등급이 떨어진 업체 수가 전년 동기보다 대폭 급증한 반면 상향된 업체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의 실적 부진 여파에 올 상반기 회사채·기업어음 신용등급의 하향세가 뚜렷했다는 평가다.
3일 한국신용평가는 상반기 총 461건의 회사채를 평가한 결과 등급 상향 업체는 9건, 등급 하향 업체는 46건(부도 1건 포함)으로 집계됐다고 2일 밝혔다. 작년 상반기 상향 12건, 하향 28건에 비해 등급상향 업체 수가 감소하고 하향 업체 수는 크게 늘어나는 ‘하향 조정세’가 심화됐다.
상반기 총 194건의 단기등급(기업어음 및 전자단기사채) 평가에서도 등급 상향 업체 수는 1건, 등급 하향 업체는 17건(부도 1건 포함)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동기 상향 업체가 5건, 하향 업체가 17건인 점을 감안하면 등급상향 업체는 감소한 가운데 비슷한 수준의 하향 조정이 이뤄진 것이다.
한신평 측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주요 등급 및 전망(Outlook) 하향조정 대상은 장기적인 실적부진과 이로 인한 과다한 재무 레버리지를 보이는 업종이나 기업에 집중됐다고 설명했다.
자세히 살펴보면 두산, 동부그룹 계열사들이 작년 하반기에 이어 등급하락을 면치 못했다. 정유, 화학업종의 등급도 대거 하향 조정됐다. 금융위기의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한 건설, 조선업종도 지속적으로 등급이 하락했다.
회사채 등급(전망 포함)이 바뀐 건설사를 보면 삼성엔지니어링(A+ 안정적→부정적) GS건설(A+안정적→A안정적) KCC건설(A안정적→A-안정적) 삼부토건(BB-부정적→B-부정적) 신한(B+안정적→B-부정적) 등이 있다. 포스코건설(AA―안정적→A+안정적)과 동부건설(B-하향검토→D)도 하향 조정됐다.
신용등급이나 전망이 하향 조정된 기업들 중에는 BBB급 뿐만 아니라 AA~A급 기업도 다수 포함돼 우량등급 기업들간 신용도 차별화가 나타났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연이어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기업이 늘고 있어 산업 또는 그룹간 실적차별화가 장기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한신평은 설명했다.
한편 등급이 상향 조정된 기업은 주로 M&A 같은 신용이벤트에 의한 사례가 많았던 점도 눈길을 끈다.
실제 금호타이어는 워크아웃 종료에 따라 자본시장 접근성 제고 등 신인도 향상 요인이 고려돼 등급이 조정됐다. 또한 시멘트업종 가운데선 한일시멘트와 쌍용양회공업이 전반적인 업황 부진 속에서 원재료 가격 하락과 판매가격 인상으로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돼 등급이 상향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