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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운명을 가를 국민투표가 5일(현지시간) 시작됐다.
그리스에서 이날 오전 7시 정각부터 초중고교나 대학 건물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일제히 투표가 시작됐다고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이번 투표는 오후 7시까지 12시간 동안 진행된다. 이르면 오후 9시, 우리나라 시간으로 6일 새벽 3시께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투표 질문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와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6월 25일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체)에 제출한 협상안을 수용하겠느냐”다. 투표 용지에는 반대가 위로, 찬성이 아래로 배치됐다.
여론조사에서 찬반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기 때문에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승부 향방을 가늠하기 어렵다. 투표 전 마지막으로 현지 언론사들이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찬성과 반대가 각각 44%와 43%, 43%와 42.5%로 나왔다. 모두 1%포인트 안팎으로 오차 범위에 있기 때문에 국민투표가 어떻게 나올지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
그리스 국민투표는 출범 이후 유로존에 가장 큰 도전이며 세계 금융시장에 충격을 안길 수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리스 은행들이 일제히 문을 닫고 국제통화기금(IMF) 채무에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내고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끝내는 등 온갖 그리스 드라마의 하이라이트에 국민투표가 있는 셈이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이날 투표가 “유로존 탈퇴가 아니라 그리스의 존엄을 지키면서 유로존에 남으려고 하는 의도가 있다”며 반대에 표를 던질 것을 독려해왔다.
그리스 주요 야당과 국제 채권단은 국민투표에서 찬성으로 결과가 나지 않으면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인 ‘그렉시트(Grexit)’는 물론 최악의 경우에는 유럽연합(EU)에서도 벗어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