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준양, 전정도ㆍ영도 비리 묵살"… 검찰, 자료 확보

입력 2015-07-06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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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2012년, 성진지오텍 감사 통해 비리 확보… 관련 임원 징계에 그쳐

정준양(67ㆍ사진) 전 포스코 회장이 재임 기간 동안 전정도(56) 세화엠피 회장(전 성진지오텍 회장)과 그의 형 전영도(62) 울산상의 회장의 비리를 확인하고도 묵살한 정황이 드러났다.

6일 검찰에 따르면 포스코의 정도경영실(감사)은 지난 2011년 말~2012년 초 전정도ㆍ전영도 회장의 비리를 제보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도경영실은 당시 제보를 바탕으로 성진지오텍(현 포스코플랜텍)의 감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전 씨 형제의 해외사업 자금 횡령, 사업비 유용과 같은 비리를 포착했다. 전영도 회장이 그가 소유한 일진그룹의 미국 법인을 통해 성진지오텍의 해외사업 자금 횡령에 가담했다는 내용이다.

포스코는 당시 이 같은 비리를 파악하고 있으면서도 임원 김모 씨를 경징계하는 데 그쳤다.

서울중앙지검 특수 2부(조상준 부장검사)는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를 압수수색한 결과 이 같은 내용의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 씨 형제의 비리가 최고위 경영진까지 보고된 정황도 나왔다. 당시 정도경영실의 최모 전무는 박모 전 부사장에게 해당 사항을 보고했다. 박 전 부사장은 이를 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

이 때문에 전씨 형제의 비리가 묵살되는 과정에 정 전 회장이 직접 개입했을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검찰은 이번 사안이 비자금 조성과 연관이 있는 지를 집중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본지는 이와 관련해 정 전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접촉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전영도 회장은 언론을 통해 “동생과는 집안 일로 만났지만 회사일로 거래하거나 이야기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전정도 회장은 현재 구속 수감 중이다.

한편 지난 3일을 계기로 검찰의 포스코 수사는 급물살을 타고 있다. 검찰은 정 전 회장 시절 포스코의 인수ㆍ합병(M&A)과 감사에 관여한 임원을 줄소환할 예정이다. 이번 조사 대상에는 포스코의 현 임원진도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조만간 지난 3일 압수수색한 포스코의 협력사 동양종합건설의 배성로(60) 전 대표를 소환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종합건설은 포스코건설과 해외사업을 함께하면서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을 받고 있다. 동양종건 관계자는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이 없다”며 “검찰 조사에는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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