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증시전망] 절반의 성공…남은 미래를 기대한다

입력 2015-07-06 14:33 수정 2015-07-0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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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수지와 GDP, 외채, 외환보유고 등을 감안한 국가별 증시 건전성 지표. 한국은 주요 신흥국 가운데 건전성에서 수위를 달리고 있는 만큼 갖가지 대외 변수에 탄력적으로 적응할 수 있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자료=블룸버그, 2015년 기준)

글로벌 수급개선에 힘입은 국내 증시가 지난 상반기 박스권 탈출에 성공했다. 시장의 관심은 하반기 주가 향방에 모아진다. 탄력을 받은 증시가 다시 한 번 상승 탄력에 힘입어 '퀀텀 점프' 할 수 있을지, 아니면 또 하나의 박스권을 만들며 하락세로 전환할지가 관건이다.

하반기 증시를 판가름할 변수는 대외 변수다. 이들 변수에 국내 증시가 얼마만큼 대응하고, 수출을 포함한 기업 실적이 어느 정도 반등하느냐에 증시 향방이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주요 증권사가 바라보고 있는 하반기 전망을 종합해 분석했다.

◇현안따라 증시전망 제각각…상저하고는 공통분모 = 하반기 증시 전망에 대해 국내 증권가에서도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수급개선과 정책 모멘텀을 바탕으로 박스권 굴레를 벗어난 만큼 상반기에 비해 다소 공격적이다.

업종별 향후 전망은 대부분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일부 불확실성을 지닌 분야에서도 상반기 이후 호재를 바라보는 눈이 많아졌다.

6일 금융정보업체 FN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 가운데 2015년 증시에 대해 하반기가 더 좋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곳은 15곳, 이와 반대된 입장을 밝힌 곳은 3곳이다.

먼저 국내 증시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대외 변수를 살펴야 한다. 이날 블룸버그와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과 미국 연방준비위원회, 유럽중앙은행 등 주요 국제금융기관이 내놓은 하반기 글로벌 경제전망은 제각각이다.

유럽은 그리스 사태, 미국은 고용과 경기지표 변화를 바탕으로 한 금리인상 시기 등이 주요 변수로 꼽혔다. 이들의 분석에 따르면 유럽을 제외하면 올 하반기 경기와 증시는 뚜렷한 회복 기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각 지역별로 또 국제기구별로 회복의 속도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지만 회복할 것이라는 점에서는 대체로 일치한다.

◇예고된 악재는 더 이상 악재가 아니다…이에 맞서는 맷집이 관건 = 올 하반기 글로벌 주요시장에서 일어날 갖가지 변수는 상당부분 예고돼 있다. 무엇보다 국내 증시에 영향을 줄 변수들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금리인상 △중국 경기부진과 증시 하락 △그렉시트(그리스 악재)가 대표적이다. 여기에 일본의 엔저 지속과 러시아와 브라질 등 신흥국의 환율 문제도 국내 증시에 걸림돌로 작용될 전망이다.

국내 한 증권사 거시경제담당 연구원은 “이미 예고된 변수는 변수 자체의 기능을 지니지 못한다”며 “정도의 차이가 존재할 뿐, 이에 맞서는 증시 여력은 각 나라별로 자국 증시가 지닌 체질에서 판가름난다”고 말했다.

활발하고 고정적인 거래량과 국가의 뚜렷한 정책 모멘텀 등이 뒷받침된다는 조건 아래, 이미 예고된 악재는 더 이상 악재가 아니라는 의미다.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하는 예가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기준금리 인상이다. 앞서 연준이 금리인상을 수차례 강하게 시사한 만큼 시장이 받는 충격은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의미다.

국내 자본시장에서는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시점을 9월로 점치고 있다. 인상 시점이 미뤄진다면 국내 증시 수급여건은 덤으로 한숨을 돌릴 수 있다. 전망대로 9월에 인상이 된다면 현행 대응전략을 유지하면 된다. 시장의 주가 역시 이 같은 사안이 일찌감치 반영돼 있는 상태다. 정도(시점)의 차이가 존재할 뿐이다.

사실상 디폴트 사태로 이어지고 있는 그리스 사태 역시 이미 장기적인 증시전략에 충분히 반영돼 있다. 각각의 현안에 따라 요동치는 지수는 단기 조정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예측할 수 없는 일련의 국가적 재난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주요 증권사가 내놓고 있는 하반기 증시 전망을 밝은 편이다. 여기에 주요기업이 2분기를 저점으로 3분기 실적에서 선방한다면 ‘상저하고’ 전망은 더욱 뚜렷해진다.

◇정책 모멘텀은 장기적 부담…수출 회복시점에 주목 = 올 상반기 국내 증시가 활발하게 움직인 배경에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를 비롯해 정부의 정책 모멘텀이 존재한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앞세워 배당 확대와 갖가지 증시 규제를 없앴다. 다만 이같은 정부 정책에 기대게되면 향후 2~3년 이후 증시는 또 다시 부담을 안게 된다.

2008년 리먼쇼크 이후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증시는 갖가지 정책 모멘텀을 앞세워 증시 회복을 뒷받침했다. 통화량을 조절하고 의도적인 인플레이션을 유도해 단기 회복에 집중했다.

최근 국내 증시에도 이같은 정부 정책의 도움이 뒷받침되고 있다. 반면 이같은 전략은 짧게는 1년 길게는 3년 뒤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리먼쇼크를 겪었던 미국은 빠르게 금리를 낮춰 시장 안정화를 도모했지만 다시금 금리를 올리는 금리인상 시간은 짧아 역효과를 내기도 했다.

국내 정책 역시 마찬가지다. 금리 인하를 시작으로 금융당국 주도의 원활한 상장을 지원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다만 이같은 정책적 지원이 향후 국내 증시에 다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결국 이같은 환경을 극복할 수 있는 것은 기업의 수출 회복과 실적 개선이라는 의미다.

정부의 추경 확대 역시 하반기 증시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온다. 당국은 앞서 지난 3일 메르스 극복 민생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추경을 포함한 22조 원 규모 재정대책안을 내놨다. 추경은 금리인하 이상의 효과를 지닌 만큼 원활한 수급 개선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바탕으로 얼마만큼 수급이 활성화되느냐도 관건이다. 상반기 국내 증시 활성화는 외국인 투자자의 적극적인 유입 덕이다.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50%대를 회복했지만 거래 대금을 살펴보면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40% 안팎이나 된다.

결국 정부 정책과 기업의 실적 개선이 하반기 증시의 관건으로 떠오른다. 기업이 2분기 실적을 저점으로 3분기부터 실적 반등을 시작한다면 갖가지 현안을 선반영하는 주가의 특성상 하반기 상승세를 예상해볼 수 있다.

산업분야별 전망도 비관적이지 않다. 상반기 국제유가 하락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에너지 분야는 하반기들어 정제마진 개선이 뚜렷하게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재와 경기소비재, 의류, 금융에 대한 전망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업황회복이 관건인 철강과 중공업, 보험, 전기전자, 디스플레이의 실적 정도가 안갯속에 머물러 있다.

키움증권 박연채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은 단기적으로는 유동성 환경 변화에 따른 글로벌 자금 유출입에 따른 우려를 자극할 것”이라면서도 “금리인상은 중기적인 관점에서 글로벌 경기 회복추세 강화를 시사하는 긍정적인 시그널”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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