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한 시중은행의 현금창고에 바닥이 드러났다고 5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가 현지 관리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루카 카첼리 그리스 은행연합회회장은 앞서 “그리스 국민투표가 시행되는 5일이며 그리스 내 현금자동입출금기(ATM)의 현금이 소진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달 29일부터 그리스 정부는 시중 은행영업을 중단하고 ATM을 통한 현금 인출을 하루 60유로로 제한하는 등 자본통제 조치에 나섰다.
전날 그리스 중앙은행은 유럽중앙은행(ECB)에 긴급유동성지원(ELA)증액을 공식 요청했다. 이에 6일 ECB는 회의를 열고 그리스 은행들에 대한 ELA 문제를 논의한다.
그러나 소식통에 따르면 ECB가 ELA 한도를 현재의 890억 유로(약 110조5175억원)로 동결할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의 말대로 ECB가 ELA 한도를 동결하면 그리스 정부가 7일부터 시행할 계획인 은행 영업 재개와 자본 통제 조치 해제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그리스 정부는 ELA 한도가 증액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차용증서인 ‘IOU’ 발행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6일 사임을 발표한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필요하다면 전자형태의 병행 유동성과 미국 캘리포니아 주가 발행한 것과 같은 IOU를 발행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는 “병행 유동성과 IOU 발행은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이탈)의 전주곡이 아니며, 통화동맹체계에서 법적으로 가능한 행위”라고 강조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캘리포니아 주 정부는 현금이 고갈되자 현금을 대체하는 IOU를 발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