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오늘 새누리당 의원총회의 뜻을 받들어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다”며 이 같은 심경을 밝혔다.
그는 “오늘 아침 여의도에 오는 길에 지난 16년간 매일 스스로에게 묻던 질문을 또 했다.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정치는 현실에 발을 딛고 열린 가슴으로 숭고한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라며 “진흙에서 연꽃을 피우듯, 아무리 욕을 먹어도 결국 세상을 바꾸는 것은 정치라는 신념 하나로 저는 정치를 해왔다”고 주장했다.
유 원내대표는 “평소 같았으면 진작 던졌을 원내대표 자리를 끝내 던지지 않았던 것은 제가 지키고 싶었던 가치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그것은 법과 원칙, 그리고 정의”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의 정치생명을 걸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을 천명한 우리 헌법 1조 1항의 지엄한 가치를 지키고 싶었다”면서 “오늘이 다소 혼란스럽고 불편하더라도 누구는 그 가치에 매달리고 지켜내야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유 원내대표는 “지난 2주간 저의 미련한 고집이 법과 원칙 정의를 구현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다면 어떤 비난이라도 달게 받겠다”며 “거듭 용서와 이해를 구한다”고 재차 사과했다.
다만 “임기를 못채우고 물러나면서 아쉬움이 있다”면서 “지난 2월 당의 변화와 혁신, 그리고 총선 승리를 약속드리고 원내대표가 됐으나, 저의 부족함으로 그 약속을 아직 지키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또 “지난 4월 국회연설에서 ‘고통받는 국민의 편에 서서 용감한 개혁을 하겠다. 제가 꿈꾸는 따뜻한 보수, 정의로운 보수의 길로 가겠다. 진영을 넘어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를 하겠다’고 했던 약속도 아직 지키지 못했다”고 했다.
유 원내대표는 “그러나 더 이상 원내대표가 아니어도 더 절실한 마음으로 그 꿈을 이루기 위한 길로 계속 가겠다”면서 “같이 꿈을 꾸고 뜻을 같이 해주신 국민들, 당원동지들 그리고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