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8일 전격 사퇴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며 유 원내대표를 정면 비판하고 나선 지 13일 만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달 25일 국무회의에서 유 원내대표를 겨냥해 “여당의 원내사령탑도 정부 여당의 경제 살리기에 어떤 국회의 협조를 구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정치권에선 사실상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요구한 것으로 해석됐다.
박 대통령은 “정치는 국민들의 민의를 대신하는 것이고 국민들의 대변자이지, 자기의 정치철학과 정치적 논리에 이용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도 했다. 유 원내대표가 일부 정책 등에 있어 당과 배치되는 주장을 한 데 대한 비난이었다. 일각에선 그가 대권의 꿈을 위해 원내대표를 하고 있다는 말까지 나왔다.
당내에서는 박 대통령의 이런 발언 직후 즉각적으로 유 원내대표의 사퇴가 거론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유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에 공식석상에서 사과하고 고개를 숙였다. ‘사과’하는 선에서 일을 마무리짓자는 얘기도 있었지만, 친박계 반발이 워낙 거셌다.
막판에는 이유를 불문하고 원내대표로서의 직무수행이 더 이상 어렵게 되는 상황에 내몰렸고,
이런 분위기가 8일 의총을 통해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유 원내대표는 취임 157일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