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천우희가 영화 ‘손님’으로 돌아왔다.
누구보다 평범했지만 더 이상 평범해질 수 없는 소녀, 영화 ‘한공주’의 타이틀롤 한공주 역을 통해 한국 영화계에 가장 큰 존재감을 남긴 여배우 천우희가 ‘손님’의 젊은 과부 ‘미숙’으로 다시 스크린에 돌아온다.
‘마더’의 당돌한 여고생과 ‘써니’의 본드걸로 동년배 배우 중 손에 꼽히는 연기력을 선보인 천우희는 이번 ‘손님’에서도 결코 쉽지 않은 캐릭터 미숙을 연기했다.
미숙은 1950년대 한국전쟁으로 가족을 잃고 홀로 된 젊은 과부로, 마을에 절대 권력을 행사하는 촌장(이성민)에 의해 마을을 지키는 무녀의 역할을 강요받는 인물이다. 우연한 기회로 마을을 찾은 손님 우룡(류승룡)은 그녀에게 호감을 품고, 우룡의 아들 영남(구승현) 역시 미숙을 친엄마처럼 따르지만 그녀는 마을의 비밀로 인해 마음껏 누군가를 좋아할 수도, 그들과 떠날 수도 없어 고민하는 캐릭터다.
이에 천우희는 “젊은 과부에 선무당 역이어서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다. 전체적인 시나리오의 독특함이 좋아서 도전하고 싶었다. 극 중 배역을 표현하기 위해 살을 조금 찌웠다”고 말했다.
천우희는 또 “극 중 인물의 전사가 짧게 표현돼 있다. 자식과 남편을 잃었다는 설명도 한 마디 말 속에 내포돼 있다. 한정적인 대화와 눈빛으로 모든 것 표현해야 했다. 수줍고 어리숙하며 인생을 숨죽여 살고 있는 모습이 하나의 표정으로 보여야 했다”고 말했다.
영화 ‘한공주’로 제35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제51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신인여우상을 수상한 천우희가 ‘손님’에서 어떤 연기를 펼쳤을지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천우희는 ‘한공주’로 충무로 대세 여배우가 됐다.
천우희는 또 주변의 기대치에 대해 “초연해졌다. 달라진 건 없다. 예전처럼 최선을 다해서 묵묵히 연기할 뿐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상을 받고 나서 기대치가 높아졌다. 보는 시선도 달라졌다. 저는 예전과 똑같은데 여러 가지 압박이 있었다. 어느 순간 해탈이랄까. 다 던져버렸다. 남들 시선에 맞추면 제 삶과 제 연기를 못 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
판타지 호러 영화 ‘손님’은 류승룡, 이성민, 천우희, 이준 등 연기파 배우들이 총 출동한 작품으로 9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