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쇼크] ①중국증시 거품 빠지며 역자산효과…글로벌 실물경제 먹구름

입력 2015-07-09 10:36 수정 2015-07-09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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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시내 백화점 고객 10% 뚝·車판매량 3.2% ↓…한국도 덩달아 부도위험 급등

중국증시 폭락에 세계 각국에도 비상이 걸렸다. 세계 2위 경제국인 중국의 실물경제에도 증시 폭락의 암운이 드리우면서 그 여파가 세계로 확산될 것이라는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증시의 상하이종합지수는 8일(현지시간) 전일 대비 5.9% 급락한 3507.19로 마감했다. 장 초반에는 8.2%까지 떨어져 지난 2007년 이후 8년 만에 최대폭의 하락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특히 중국 정부가 증시를 살리고자 온갖 부양책을 내놓고 있음에도 급락해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인민은행이 이날 중국증권금융공사(CSF)를 통해 2600억 위안(약 47조4000억원)의 유동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시장의 불안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중국은 경기둔화에도 지난해 여름부터 올해 6월까지 1년간 주가가 무려 2.5배 뛰었다. 주가 급등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증시부양책이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주도하는 부정부패 척결 운동에 국내총생산(GDP)의 35%를 차지하는 개인소비가 주춤하자 이를 살리고자 정부가 주가를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해 11월부터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지준율)을 낮추는 등 통화정책 완화 모드로 들어갔고 인민일보 등 관영 매체들은 증시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그러나 지나치게 빠른 증시 상승세가 오히려 버블 우려를 키우면서 주가가 하락 반전한 것이다. 이에 중국에서 ‘역자산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역자산효과’는 주가 하락으로 사람들이 이전보다 지갑이 얇아진 것처럼 느껴 소비를 꺼리는 현상을 말한다. 중국 정부가 가장 바라지 않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상하이 시내 백화점 방문객 수가 최근 약 10% 감소했다. 고급와인을 사가는 사람도 거의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이날 발표된 중국 자동차 판매 현황은 증시 버블 붕괴 공포가 실물경제에 어떤 부작용을 미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드러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가 집계한 지난 6월 승용차 판매는 143만대로 전년 동월 대비 3.2% 감소했다. 중국 자동차 판매가 감소한 것은 2년여 만에 처음이다.

중국 전국승용차시장정보연합회에 따르면 최근 자동차 구입을 취소하고 계약금을 환불받으려는 사람이 빗발치고 있다. 연합회 관계자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최악의 6월이었다. 모든 차종이 큰 타격을 받았다”며 “중국증시 급락은 자동차 구입용 자금을 잘게 자르는 고기 분쇄기 같은 작용을 했다”고 한탄했다. 존 쩡 LMC오토모티브 매니징 디렉터는 “현재 모멘텀을 살펴보면 하반기도 긍정적이지는 않다”며 “성장둔화가 계속돼 자동차업체들이 생산에 좀 더 조심스런 태도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탈퇴 위기도 중국증시가 무너지는 것에 비할 바가 못된다고 입을 모아 말하고 있다.

상하이지수가 지난달 12일 이후 30% 이상 빠지면서 시가총액에서 3조 달러 이상이 증발했다. 이는 브라질 국내총생산(GDP)을 웃도는 가치가 사라진 것이다. 영국 런던 소재 투자업체 로버트W.베어드의 로스 야로 미국 주식 책임자는 “투자자들이 그리스보다 중국을 더 걱정하기 시작했다”며 “중국 증시 가치가 하루동안 사라지는 양이 그리스 GDP의 몇 배에 이른다. 중국이 글로벌 펀더멘털에 심각한 충격을 안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이날 세계 옵션시장에서 중국 관련 상품이 지난해 2월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이후 처음으로 러시아물을 제치고 가장 위험한 것으로 평가됐다고 전했다. 옵션 위험도를 평가하는 동요지수를 살펴보면 모스크바증시의 러시아동요지수는 지난해 말의 60.04에서 이란 35.99로 크게 떨어졌다.

반면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중국 상장지수펀드(ETF) 동요지수는 지난해 말의 26.01에서 이날 42.26으로 급등했다.

특히 중국에 대한 수출에 의존하는 아시아 주변국 경제도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영국 시장정보업체 마르키트이코노믹스에 따르면 한국 5년 만기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에 붙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이날 59.37bp(bp=0.01%P)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월 20일 이후 5개월여 만에 최고치다. CDS 프리미엄은 국가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지표로 간주되고 있다. 중국 CDS 프리미엄은 한 달 만에 16.8% 올라 현재 100bp를 넘은 상태다.

일본증시 닛케이225지수는 2만선 붕괴에 이어 9일도 오전 9시16분 현재 전일 대비 2.12% 급락하는 등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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