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트렌드-우버라이제이션] ①우버化 물결… ‘공유’ 넘어 ‘컨시어지’ 경제

입력 2015-07-09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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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협업·공유로 변화… 플랫폼 통한 개인자원의 효율적 활용에 우버·에어비앤비 등 성공신화

유사택시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우버가 새로운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전 세계가 ‘우버화’하는 것이다.

트래비스 클라닉과 가렛 캠프는 승차거부 등 택시를 잡는 데 불편함을 느낀 것에 착안해 지난 2009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유사택시 앱 우버를 설립했다.

우버는 태어난 지 6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전 세계 50여개국, 300개 도시에 진출해 있다. 밝은 전망에 투자도 몰리고 있다. 회사는 조만간 설립 이후 지금까지 조달한 자금이 100억 달러(약 11조2350억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중 기업공개(IPO)에 앞서 이렇게 많은 자금을 모은 것은 우버가 처음이다. 최근 추진하는 펀딩에 성공하면 기업 가치도 500억 달러 이상으로 치솟아 중국 스마트폰업체 샤오미를 제치고 세계 최대 비상장 스타트업 지위에 올라서게 된다.

숙박공유 앱 ‘에어비앤비’도 성공 신화를 창출하고 있다. 에어비앤비는 지난 2008년 설립 이후 현재 190개국, 3만4000개 도시에서 숙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회사는 또 지난해 말 미국과 쿠바의 국교 정상화 방침이 발표되자 지난 4월 쿠바에 진출하는 미국 기업 대열에 합류하기도 했다. 에어비앤비는 최근 15억 달러 자금 조달에 성공하면서 기업 가치가 255억 달러로 평가돼 세계 최대 호텔 체인 힐튼(시가총액 274억 달러)을 바짝 뒤쫓고 있다.

우버와 에어비앤비가 단기간에 성공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은 ‘공유경제(sharing economy)’의 위력을 최초로 보이면서 전 세계 경제와 산업구조를 뒤흔들고 있다. ‘공유경제’라는 말 자체는 지난 2008년 로런스 레식 하버드 법대 교수가 글로벌 금융위기의 와중에서 대안을 모색하면서 소유가 아닌 협업과 공유를 통한 소비 개념으로 처음 제시했지만 이를 현실화시킨 것이 바로 우버와 에어비앤비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일(현지시간) 우버와 에어비앤비 등 공유경제가 사회 주류로 자리잡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일반인이 자동차와 방, 심지어 여유시간 등 자신이 갖고 있지만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던 자원을 우버와 에어비앤비 등 플랫폼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쉽게 제공할 수 있는 것이 ‘우버화’다.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 BMW 등 글로벌 자동차업체들도 지난달 말 잇따라 차량공유 서비스 시범 실시 계획을 발표했다. 댄 암만 제너럴모터스(GM) 사장은 “도시 거주자 상당수가 차를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며 “이들이 차를 운전하는 시간은 전체의 3%에 불과하지만 나머지 97%에 대해서도 주차료 등으로 막대한 비용을 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남는 자원의 효율적인 공유라는 ‘우버화’의 이점을 설명한 것이다. 차를 쓰지 않고 주차장에 방치하는 대신 다른 사람이 쓰게 해 새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보수적이었던 자동차업계도 우버 열풍에 눈을 뜨게 된 것이다.

‘우버화’는 ‘공유경제’를 넘어서 ‘컨시어지 경제(concierge economy)’까지 창출하고 있다. 컨시어지는 호텔에서 내부 안내와 여행, 쇼핑 등 투숙객의 다양한 요구를 들어주는 서비스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모든 것이 우버화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쇼핑과 주차, 요리, 빨래 등 앱을 통해서 자질구레한 일을 처리하는 ‘컨시어지 경제’가 부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우버의 고향인 샌프란시스코에서는 꽃 배달 앱인 ‘블룸댓’, 빨래를 대신하는 ‘와시오’, 짐가방을 대신 싸주는 ‘더플’ 등 다양한 서비스가 활성화됐다. 최근 한국과 중국에서 경쟁이 치열한 음식배달 앱도 ‘컨시어지 경제’에 속한다고 WSJ는 전했다.

‘컨시어지 경제’에서도 ‘이전에 충분히 이용되지 못했던 자원의 적극적 활용’이라는 우버화의 특징이자 장점이 적극 활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샌프란시스코에서 GPS를 활용한 대리 주차 서비스 ‘럭스’는 사용자가 차를 직접 주차할 필요가 없고 다시 차를 찾을 때도 처음과 다른 장소에서 가능하다. 그러면서도 하루 이용료는 15달러로 인근 건물 주차료 35달러보다 훨씬 저렴하다. 비어있는 주차공간과 일을 찾지 못했던 일용직 근로자 등의 자원에 주목한 것이 럭스의 마법 같은 서비스 비결이다.

이제 스마트폰으로 앱을 실행시키면 가정부와 안마사, 의사, 요리사, 주차 요원, 쇼핑 도우미 심지어 바텐더 등이 자신의 현관문 앞으로 오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WSJ는 강조했다.

‘우버화’에 마냥 장점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일부 서비스는 기존보다 비싸다. IT업체들이 오프라인 서비스 품질관리를 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우버 운전자가 승객에게 총을 발사하거나 인도에서 여성을 성폭행하거나 하는 등의 사고는 그만큼 관리가 어렵다는 점을 다시 일깨우고 있다. 시간제 인력 공급이 충분한 대도시 이외 다른 지역은 이용하기 힘들다는 것도 단점으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의 번거로움을 해결하고 시간을 아껴주는 우버화의 가치는 돋보인다고 WSJ는 강조했다. 예를 들어 애들을 돌보느라 밖에 나가기 힘든 엄마라면 이용 비용이 더 들더라도 배달 앱인 ‘포스트메이츠(Postmates)’를 통해 음식을 집으로 배달하는 것을 선호할 수 있다. 포스트메이츠는 치포틀레와 스타벅스 등과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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