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설자리 없는 보험설계사

입력 2015-07-09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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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정 시장국 2금융팀 기자

보험설계사들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온라인·모바일 등 판매 채널이 다양해진 데다 최근 복합금융점포 내 보험사 입점까지 허용되며 보험설계사 조직이 흔들리고 있다.

보험설계사는 지난 수십년간 ‘보험의 꽃’으로 불릴 만큼 보험산업 성장의 주축을 담당했으나 시장 환경 변화에 이들의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2013년 31만5300명에 이르렀던 전속 보험설계사 수는 지난해 말 29만4543명으로 1년 동안 2만여명이 감소했다. 업권별로는 생보사 설계사 수가 14만4792명에서 13만1825명으로, 손보사 설계사가 17만508명에서 16만2718명으로 각각 1만2967명, 7790명 감소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복합금융점포 내에 보험사 입점까지 허용되며 보험설계사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3일 기존 은행·증권 복합점포에 보험사 지점이 입점하는 방식으로 개별 금융지주회사당 3개 이내의 복합점포를 8월부터 2017년 6월까지 시범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은행을 방문하는 고객들이 복합금융점포 내 위치한 보험사 창구에서 보험상품을 가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고객을 직접 찾아가 영업했던 보험설계사의 밥그릇을 빼앗는다는 게 그들의 항변이다. 금융위는 시범 운영을 거쳐 이 제도의 확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당초 입장에서 한발 물러섰다.

한 보험사 종사자는 “보험 판매채널을 은행에 종속시키고 40만명에 이르는 보험설계사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데도 이에 대한 대책은 찾아볼 수 없다”며 “이처럼 은행 위주로 재편되면 보험업계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들을 위한 대책은 찾아볼 수 없다.

현재 보험설계사는 생보사·손보사 전속 설계사 포함 40만명에 달한다. 금융당국은 금융소비자의 편리도 중요하지만 보험산업의 균형 발전과 보험설계사들의 생존도 함께 고려한 상생의 대책을 마련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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