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아연제련 절대강자…‘3세 체제’도 ‘순풍’

입력 2007-02-05 09:40 수정 2007-02-05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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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년 영풍기업사로 출발…고려아연ㆍ영풍 기반 고속성장

총자산 3조6000억원 재계 34위…계열사만 22개사 거느려

오너 장형진 회장 일가→영풍→고려아연 지배구도 갖춰

장 회장 장ㆍ차남 영풍 지분 28% 보유 승계기반도 마련

영풍그룹이 국내 아연제련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고려아연과 영풍을 기반으로 고속성장하고 있다.

고(故) 장병희 명예회장과 고(故) 최기호 회장이 지난 1949년 “피폐해진 나라 경제를 수출로 살려보자”며 의기투합한 지 58년이 흘렀다.

이제 영풍그룹은 총자산 3조6000억원 규모의 재계 순위 34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지배구도에도 큰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창업주 2세 경영자인 장형진(61) 영풍그룹 회장과 최창걸(65) 고려아연 명예회장 중심으로 장ㆍ최씨 일가가 지분을 공유하던 구도가 장 회장 일가 쪽으로 무게가 급속히 기울고 있다.

영풍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적 역할을 맡고 있는 영풍의 지분을 통해 창업주에 이은 ‘3세 체제’을 위한 기반도 견고히 갖춰놨다.

◆2005년 그룹 매출 3조9050억원, 순이익 1840억원

영풍그룹은 지난해 4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자산규모로 발표한 재계 순위(공기업 및 민영화된 공기업 제외) 34위(3조6000억원)에 올라있다.

고 장병희 명예회장과 고 최기호 회장이 지난 1949년 공동설립한 ‘영풍기업사’를 모체로 현재는 아연제련업체 영풍·고려아연을 비롯, 회로기판(PCB) 업체 코리아써키트·인터플렉스, 펌프 밸브제조업체 영풍정밀 등 5개 상장사와 무역업체 서린상사, 서울 종로에 위치한 영풍문고 등 계열사만 22개사(지난달 1일 현재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계열사 기준)를 두고 있다.

지난 2005년 그룹 매출(2006년 4월 공정위 2006년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발표 기준) 규모는 3조9050억원, 순이익은 1840억원에 달하고 있다.

영풍그룹을 대표사는 계열사는 아연제련업체인 영풍과 고려아연이 꼽힌다. 아연은 철강, 자동차, 가전, 건설산업 등의 중요한 기초소재로 사용된다.

◆영풍ㆍ고려아연 국내 아연제련시장 80% 점유

영풍과 고려아연은 현재 각각 연 28만톤, 43만톤씩 등 총 74만톤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국내 시장점유율이 지난 2001년 72.2%, 2002년 67.3%, 2003년 66%, 2004년 73.8%, 2005년 79%에 이어 지난해 1~3분기 80%에 이를 만큼 독보적이다.

영풍은 2005년 매출 4106억원에 이어 지난해 1~3분기에 563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역시 각각 325억원, 951억원에 이를만큼 고속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고려아연은 눈이 부실 정도다. 2005년 1조3759억원 매출을 올렸던 고려아연은 2006년 1~3분기에만 1조4957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순이익은 710억원에서 2721억원으로 급신장했다.

총자산은 지난해 9월말 현재 영풍 1조1919억원. 고려아연 1조9473억원으로 그만큼 영풍과 고려아연이 영풍그룹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막중하다.

◆코리아써키트 인수로 전기 부품업계 판도 바꿔

영풍그룹은 또 지난 1995년 연성PCB 업체인 유원전자(현 영풍전자)를 인수하며 PCB 사업에 뛰어든 데 이어 지난 2005년 2월에는 코리아써키트를 전격 인수, 전기 부품업계의 강자로 떠올랐다.

지난해 9월말 현재 총자산이 2002억원인 코리아써키트는 2005년 1815억원의 매출과 16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1~3분기에는 부진해 각각 매출 1329억원, 순손실 11억원을 냈다.

인터플렉스 역시 비슷한 흐름이다. 2005년 2828억원이 매출을 올렸던 인터플렉스는 지난해 1~3분기에는 1562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171억원 흑자에서 64억원 적자다. 총자산은 1472억원 규모다. 2005년말 현재 자산규모 134억원인 영풍전자는 2005년에 매출 170억원, 순이익 6억원을 기록했다.

아연제련과 PCB사업을 양대 주력으로 하는 사업기반을 갖춰놓았지만 아직까지는 아연 부문의 비중이 거의 절대적이다.

◆영풍ㆍ고려아연, 13개 계열사 최대주주

영풍과 고려아연은 영풍그룹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22개 계열사들을 연결하는 양대축이다.

영풍그룹의 계열사간 지배구도는 영풍→고려아연으로 이어지는 출자구도 속에 영풍과 고려아연이 대부분의 계열사들을 지배하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영풍은 고려아연의 지분 26.9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또 영풍문고 34%, 영풍전자(전자제어장치 및 로봇컨트롤러) 100%, 시그네틱스(반도체 패키징) 32.2%, 코리아써키트 26.93% 등의 지분을 갖고 5개 계열사의 최대주주에 올라있다.

고려아연은 서린상사 50.67%를 비롯, 코리아니켈(니켈 및 니켈합금제조, 수출입) 19%, 클린코리아(이온정제유, 감압정제유 생산) 100%, 서린유통(부동산 임대) 100%, 고려에너지 100%, 고려중장비 100%, 서린정보기술 33.34%, 케이지엔지니어링 90% 등을 보유, 8개 계열사의 최대주주로 있다.

이어 코리아써키트가 인터플렉스, 테라닉스, 에이펙스코리아 등 3개사의 최대주주로서 각각 29.43%, 50.09%, 32.56% 등의 출자 지분을 갖고 있다. 영풍문고와 시그네틱스도 각각 영풍개발(건물관리)과 에스티아이의 지분 34%, 99.97%를 보유, 계열사로 편입시켜 놓고 있다.

◆장형진 일가 영풍 지분 74% 보유 지배기반 안정

영풍그룹 지배주주인 장형진 회장 일가는 계열사간 지배구도의 정점에 있는 영풍의 지분을 특수관계인을 포함, 73.37%나 소유하며 견고한 지배기반을 갖춰놓고 있다.

영풍그룹은 고 장병희 명예회장의 차남으로 정씨 일가의 수장인 장 회장과 고 최기호 회장의 장남으로 최씨 일가의 맏형인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을 중심으로 동업 관계로 시작한 장-최씨 일가가 지분을 공유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하지만 무게 중심은 장 회장 일가에 쏠려 있다. 영풍그룹 계열사 지배구도의 정점에 있는 영풍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 73.37% 중 장 회장 일가 지분은 29.74%나 된다. 최 명예회장 일가 지분은 10.85%에 그친다.

이외 대부분의 지분을 영풍개발(영풍 지분율 14.17%), 코리아니켈(5.38%), 영풍정밀(4.39%), 해외법인 코웰케네티(5.7%) 등 계열사들이 보유하고 있다.

고려아연 또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 49.78% 중 영풍이 26.01, 장 회장이 4.33%로 각각 1, 2대주주에 올라있어 장 회장에 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장 회장 장ㆍ차남 영풍 지분 각각 17%, 11% 보유

경영구도 또한 지난 1993년 일찌감치 그룹 회장에 오른 장형진 회장은 영풍 대표이사 회장 및 고려아연 사내이사 등 주요 계열들을 등기임원직을 맡으며 그룹을 총괄한다.

반면 고려아연은 최 명예회장을 중심으로 동생인 최창영(63) 대표이사 사장, 최창근(60) 부회장 등 최 명예회장 일가가 포진해 있다.

장 회장은 또 코리아써키트(이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 26.93%) 0.79%, 영풍정밀(71.40%) 5.35%, 영풍문고(67%) 18.5%, 서린상사(96.67%) 16.67% 등의 지분도 갖고 있다.

영풍그룹은 장 회장의 영풍 지분이 1.13%에 불과한 반면 미국 유학중인 장남 장세준(33)씨의 지분이 16.89%, 차남인 장세환(27)씨가 11.15%에 달하는 등 지분상으로는 일찌감치 ‘3세 체제’을 위한 기반도 갖춰놨다.

반면 최씨 일가 3세 중에서는 최 명예회장의 아들인 데이비트 최(38)씨가 영풍정밀의 최대주주로서 23.4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로인해 영풍정밀은 최 명예회장 일가의 경영권 승계가 이뤄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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