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국제채권단에 개혁안 제출…12일 EU 정상회의서 최종 결정

입력 2015-07-10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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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가 9일(현지시간) 밤에 추가 구제금융을 받기 위한 개혁안을 국제채권단에 드디어 제출했다.

그리스는 이날 내각회의에서 개혁안을 승인해 채권단에 제출했다. 10일에는 의회에서 세수 증대와 연금 개혁 관련 법안을 상정해 표결할 예정이다.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도 예룬 데이셀블룸 의장이 그리스의 개혁안을 받았다고 확인했다.

유로그룹은 오는 11일 회의를 열어 개혁안을 평가해 브리지론과 유럽안정화기구(ESM)를 통한 3년간 자금지원 협상 재개 여부를 협의할 계획이다. 최종 결정은 12일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판가름난다.

그리스가 개혁안을 제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세계 언론은 그리스가 추진할 재정개선 규모를 추측하고 나섰다.

그리스 일간 카티메리니는 개혁안의 세수 증대와 재정지출 삭감 규모는 2년간 120억 유로(약 15조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재정수지 개선 규모가 2년간 130억 유로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 규모는 그리스가 당초 지난달 22일 제출해 채권단과 큰 틀에서 합의한 개혁안에서 제시한 79억 유로(올해 27억 유로, 내년 52억 유로)보다 많은 수치다.

다만,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속한 급진좌파연합(시리자) 내 강경파인 좌파연대측이 추가 긴축이 조건인 3차 구제금융 협상안에 부정적인 것은 향후 조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그리스가 경제개혁안을 제출한 가운데, 협상의 화두는 채무탕감(헤어컷) 적용 여부로 옮겨졌다. 그리스는 국제통화기금(IMF)의 보고서 내용을 근거로 내세우며 헤어컷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나, 국제채권단의 반응은 아직 냉담하기만 하다. 그러나 최근 헤어컷을 인정하는 분위기가 감지되면서 협상 타결에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발칸 국가를 순방중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사라예보에서 기자들에게 “(그리스 구제금융의 경우) 고전적 헤어컷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 2012년 우리는 이미 그리스가 빚을 감당할 수 있게끔 만기를 연장하고,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대출 상환 기한을 2020년으로 늦춰 줬다”고 설명하며 그리스가 빚을 감당할 수 있도록 해주는 문제를 처음 다루는 게 아니라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외신은 메르켈 총리가 ‘고전적’이라는 표현을 쓴 점에 주목했다. 고전적 헤어컷은 안 되지만 다른 채무 경감 방안은 검토할 여지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

앞서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도 IMF가 최근 보고서에서 주장한 그리스 부채의 지속가능성은 “헤어컷 없이는 타당하지 않고, IMF 말이 맞다”고 처음으로 긍정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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