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활한 대지 위에서 그늘 쉼터를 제공해주는 나무 한 그루를 찾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는 불타는 듯한 태양 주위로 독수리 한 마리만이 유유히 날갯짓하고 있었다.
7일 오전(현지시각)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동쪽으로 50km 떨어진 투브아이막(道) 에르덴솜(郡). 뙤약볕이 내리쬐는 가운데, 한국과 몽골의 대학생 자원봉사자와 이 지역주민들은 우물을 파서 물을 길어다 나무를 키우는 데 여념이 없었다. 비 오듯 땀 줄기가 흐르고 있었지만, 그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만연했다. 그들은 한 그루의 나무가 아닌 희망을 심고 있었다.
이곳은 바로 오비맥주가 지난 2010년부터 환경보호 비정부기구(NGO) ‘푸른아시아’와 함께 조성해온 ‘카스 희망의 숲’ 현장이다. 현재 이곳에는 4만5000여 그루의 나무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나무를 심는 대신 관리하고 기르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어 직접 나무를 심어볼 순 없었지만, 이들과 함께 잠깐이나마 작업하며 사막화 방지를 위한 조림사업의 참 의미를 느낄 수 있었다.
몽골 현지에 온 지 한 달밖에 안 됐다는 한국 대학생 자원봉사자는 “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기쁜 마음으로 나무를 관리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척박한 땅에서 열심히 커가고 있는 작은 묘목을 볼 때면 보람을 느끼곤 한다”고 말했다.
사막화 방지를 위한 조림사업은 나무를 심는 데 그치지 않고, 사막화로 생활 터전을 잃은 몽골 환경난민의 자립을 돕는 주거개선사업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김도훈 오비맥주 사장은 “올해 카스 희망의 숲 자원봉사자들은 사막화 피해가 가장 큰 에르덴솜의 ‘하늘마을’ 지역민들을 위해 비닐하우스 등 영농시설 건립 및 주거시설 환경미화 봉사활동도 함께 수행하고 있다”며 “환경생태 보전에 앞장서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서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 에르덴솜 지역 주민은 “카스 희망의 숲이 조성되면서 일자리가 생겨 수입도 발생하게 돼 행복하다”며 “몽골을 위해 봉사하고 후원해주는 한국인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이곳에서는 사막화 방지를 위한 조림사업인 카스 희망의 숲 사업이 최근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이 수여하는 ‘2014 생명의 토지상’을 수상한 것을 기념하기 위한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몽골 환경부 자연환경녹색개발부 국장·울란바토르시 부시장·에코아시아대학교 총장을 비롯해 한국과 몽골의 대학생 자원봉사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들은 카스 희망의 숲 현장에 ‘동아시아 환경문제 해결의 초석이 되길 기원하며’라는 제하의 UN상 수상 기념비를 세웠다. 또 2020년까지 15만 그루의 조림을 다짐하는 기념식수 행사도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