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28개국 정상회담이 취소되면서 그리스 사태가 또다시 난항에 빠졌다.
도날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12일(현지시간) “오늘 예정됐던 EU 정상회의는 취소됐다”며 “그리스 구제금융에 대한 논의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정상들만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날 오후 4시에 열리는 유로존 정상회의는 결론이 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은 전날 9시간의 마라톤 회의를 했으나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에 대한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이날 회의에선 독일과 핀란드 등 일부 채권국들이 그리스가 유로존을 이탈하는 ‘그렉시트’를 강행했다는 뜻을 고수하는 등 그리스 개혁 의지와 신뢰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잇따라 제기돼 난항을 겪었다.
회의 종료 후 유로그룹은 그리스 정부에 개혁안을 즉시 이행하는 신뢰를 보여 달라고 요구했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그리스 정부가 채권단의 신뢰를 얻으려면 가능한 한 빨리 개혁안을 이행해야 한다”며 “오는 13일 개혁 법안이 그리스 의회를 통과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발디스 돔브로브스키스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 겸 유로화 담당 집행위원은 유로그룹 회의장에 들어서기 전 “그리스에 대한 3차 구제금융 협상 재개에 대한 합의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EU 집행위원회가 그리스의 새로운 구제금융에 대한 공식 협상을 시작할 수 있도록 위임받을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알렉산더 스툽 핀란드 재무장관 역시 “희망은 남아 있지만, 아직 갈 길이 아주 멀다”고 밝혔다.
한편, 일부 관계자들은 EU 정상회의 취소를 긍정적인 신호로 분석하고 있다. 한 소식통은 “EU 정상회의에서는 그렉시트를 대비한 인도적 지원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었다”며 “결론이 날 때까지 유로존 정상회의를 지속하겠다는 투스크 의장은 발표는 어떻게든 합의를 이끌어내겠다는 의지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재 유로존에 포함된 국가는 ▲벨기에▲프랑스▲독일▲이탈리아▲룩셈부르크▲네덜란드▲아일랜드▲그리스▲포르투갈▲스페인▲핀란드▲오스트리아▲슬로베니아▲몰타▲키프로스▲슬로바키아▲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 등으로 총 19개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