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공무원들… 60회 맞은 한정화 청장 ‘독서토론’

입력 2015-07-13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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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간부회의마다 2년째 진행… 획일적인 공직 문화에 토론 문화 전파 '의의'

딱딱하고 획일적이었던 정부 부처 간부회의가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청에선 한정화<사진> 청장이 제안한 독서토론회가 벌써 60회를 맞으며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책을 읽고 토론하며 다양한 중소기업 정책 아이디어 공유에 나서는 모습이다.

13일 중기청에 따르면 한 청장이 제안해 2013년 7월부터 진행하고 있는 독서토론회은 이날 60회째를 맞았다. 교수 출신이자 독서광인 한 청장이 강하게 밀어붙여 추진한 이 독서토론회는 매주 월요일 간부회의 시간을 활용해 ‘창조경제 선도하기’란 주제로 진행된다. 창조적인 중소기업 행정 구현을 위해선 많은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풍부한 배경지식과 다양한 의견을 종합ㆍ배려할 수 있는 균협잡힌 시각이 필요하다는 배경에서 시작됐다.

한 청장은 지독한 독서광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의 문제는 책 속에 답이 있다'는 것이 한 청장의 지론인데다, 그가 한양대 경영대학원장 재직 시절엔 '졸업 전 읽어야 할 도서' 100권의 리스트를 작성해 제자들에게 전달했을 정도로 독서에 대한 애정이 깊다.

강단이나 학계에선 이 같은 한 청장의 제안이 무리는 아니지만, 보수적이고 딱딱한 공직사회에서 독서토론회 추진은 결코 쉽지 않은 시도다. 실제 많은 정부 부처에서 장관이나 청장이 직접 독서토론을 이끄는 곳은 흔치 않다. 서열이 강하고 보수적인데다, 업무량도 많아 참여하기가 쉽지 않다. 때문에 초반에 한 청정이 독서토론회를 제안할 때만 해도 오래 가지 못할 것이란 시각도 많았다.

하지만 약 2년이 지난 지금은 월요일 간부회의의 풍경이 달라졌다. 딱딱한 보고 대신 과장급 공무원들이 자료를 만들어 직접 본인이 읽은 책에 대해 발표한다.

이를 보고 공무원들은 자신들이 느낀 생각과 창조경제 아이디어와의 연계 등에 대해 자유롭게 40여분간 토론한다. 발표자료를 만들고 책을 읽는 게 쉽진 않지만, 얻을 것 또한 많다는 것이 공무원들의 바뀐 생각이다.

최근 발표를 했던 한 과장급 공무원은 "처음에 차례가 와서 상당히 부담스러웠지만, 책을 읽고 발표 자료를 조사하다보니 내 스스로 공부가 되는 것을 느꼈다"며 "책 속의 내용과 중소기업 정책을 연계시켜 어떤 식으로 발전시켜갈지 고민하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한 청장의 독서토론회는 현재 5기가 운영 중이다. 1기(9권), 2기(9권), 3기(11권), 4기(13권), 5기(17권) 등으로 기수가 늘어갈수록 점차 읽는 책의 숫자도 증가하고 있다. 독서토론회 참여는 한 청장도 예외가 없다. 한 청장 역시 독서토론회에 참여해 직접 발표를 1회 진행한 바 있다. 이 밖에도 국장과 지방청장이 4회, 과장 27회, 서기관 이하가 11회 참여해 총 발표자는 43명에 달한다. 또 독서토론회에서 논의된 내용들은 실현 가능성을 점검해 중기청 정책에 반영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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