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지(21ㆍ하이트진로)가 퍼팅 불안을 극복하고 US여자오픈(총상금 400만 달러, 약 45억2000만원) 정상에 올랐다.
전인지는 13일(한국시간) 끝난 이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네 타를 줄여 합계 8언더파 272타로 네 타를 앞선 채 출발한 양희영(26ㆍ7언더파 273타)에 한 타 차 짜릿한 역전 우승을 거뒀다.
우승 원동력은 단연 퍼팅이었다. 전인지는 이 대회 첫날 2언더파 68타로 공동 6위로 출발했다. 처녀 출전한 US여자오픈에서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경기 내용도 훌륭했다. 페어웨이 안착률은 86%(12/14)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샷 감각을 뽐냈다. 드라이브샷 평균 비거리는 236.50야드로 비교적 짧았지만 그린 적중률은 94%(17/18)로 완벽에 가까웠다.
그러나 퍼팅이 문제였다. 올 시즌 KLPGA투어 평균퍼팅 1위(29.49) 전인지는 이날만 33개의 퍼팅을 기록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3언더파 67타를 쳐 공동 3위에 오른 양희영이 28개의 퍼팅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도 눈에 띄는 차이다.
하지만 최종 4라운드에서의 전인지는 전혀 다른 선수였다. 앞선 3라운드를 통해 오히려 자신감을 얻었다는 듯 비거리는 늘어났고, 퍼팅 정확도는 높아졌다.
전인지는 이날 페어웨이 안착률은 57%(8/14)로 불안했지만 드라이브샷 평균 비거리 254.00야드로 첫날보다 무려 18야드나 늘었다. 특히 퍼팅은 27개로 첫날보다 6개가 줄어 우승을 견인차 역할을 했다.
전인지는 올 시즌 KLPGA투어에 삼천리 투게더 오픈과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S-OIL 챔피언스 인비테이셔널에서 각각 우승을 차지하며 상금순위 1위(5억5924만원)에 올라 있다. 비거리를 비롯해 전체적인 경기력이 향상된 결과다. 무엇보다 자신감이 빛난다. KLPGA투어 통산 7승을 올리는 동안 배짱은 두둑해졌고, 기술은 정교해졌다.
한편 전인지는 올 시즌 KLPGA투어에서 이정민(23ㆍ비씨카드), 고진영(20ㆍ넵스)와 함께 3승을 기록하며 국내 새 여왕 자리를 놓고 다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