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대책, 서민들 기대 '반' 걱정 '반'

입력 2007-02-06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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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떨어지니 다행 VS. 저분양가 기조 오래 못갈 수도

"이번엔 정말이어야 하는데..."

이제나 저제나 집값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던 서민들은 이번 정부의 1.11대책과 1.31대책에 환영하는 분위기다.

실수요자들은 이번 대책에도 불구, 집값이 큰 폭으로 떨어질 것이란 기대는 하지 않고 있다. 다만 정부의 분양가 상한제 도입에 따라 분양가가 안정되면 내집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은 갖고 있다.

올 가을께 결혼을 할 예정인 30대 초반 회사원 박 모씨는 "정부 대책 대로만 된다면 낮은 가격에 집을 살 수 있게됐다"라며 "그동안 집값이 필요 이상으로 많이 오른 만큼 다소 하락한다고 해도 국가 경제에 큰 부담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기대심리는 1.11대책과 1.31대책에 따라 추가로 국가가 공급하는 아파트의 분양가가 주변시세의 80%까지 떨어질 것이란 전망때문이다.

현재 30대 실수요자들이 부모 도움 없이 30평형대 아파트를 분양 받기 위해선 DTI(총액대출한도) 적용을 감안한 적정한 분양가는 대략 3억원 선이다. 이것도 맞벌이를 해야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최근 수도권 국민임대단지에 아파트 분양을 노리고 있는 직장인 송모씨(33)는 "최근 분양한 의왕 청계지구의 경우 평당 분양가가 900만원에 밑도는 수준"이라며 "물론 수입을 생각할 때 3억원이나 되는 분양가가 부담스럽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3억원 가량 되는 집은 '도전'이나마 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서민들의 '장미빛' 계산에 업계는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당장은 정부의 개입으로 분양가가 안정된다지만 중장기적인 공급위축에 따른 시장 불안으로 수입이 줄어들 가능성도 따져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특히 정부가 공공 물량 공급확대를 위해 조성키로 한 부동산펀드가 부실화될 땐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의 선례에서 보듯 '혈세' 투입과 공공 물량 분양가와 공공 임대물량의 임대료가 오르는 상황도 예측해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10년 30평형 장기 임대 비축물량을 위해 조성하기로 한 부동산펀드가 부실화될 가능성도 따져봐야 할 것"이라며 "이경우 지금 정부가 건보료와 국민연금을 올리는 것처럼 언제든 부동산 펀드 유지를 위해 국민과 부동산 시장이 '올인'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주택시장에서 민간과 공공은 각기 역할이 있기 마련인데 이번 대책에 따라 민간의 역할이 크게 축소되는 시장 시장왜곡 현상이 벌어졌다"면서 "비정상적인 시장에서 나온 저분양가 기조가 오래 못 갈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수요자들의 집값 전망도 걱정과 기대가 반반이다. 싼 값에 양질의 주택을 얻을 수 있게 된 점은 분명 기대할만 하지만 이같은 저분양가 기조가 오래 버틸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감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서민들은 낮아진 분양가에 안도하는 모습을 보이며 업계의 건설경기 불안 주장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는 상황이다.

송 모씨는 "건설 업계가 건설경기를 핑계로 분양가 인하 정책에 반대하는 것에 대해 동의하기 어렵다"며 "4~5년 새 크게 올라버린 분양가를 정상화 시키는 것이 우선 요구되는 부동산 정책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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