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아용품·유아동복 업체들이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출산율이 저조해 큰 성장세를 기대할 수 없다고 판단, 중국·베트남 등의 시장으로 사업 확대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가방앤컴퍼니가 대주주인 중국 랑시그룹을 등에 업고 중국 시장 공략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5월 이천에 물류센터를 준공, 물류 경쟁력과 업무 효율성을 강화했다. 회사 측은 이곳을 아시아 전역에서 새로운 도약의 전초기지로 삼을 방침이다. 또 랑시그룹은 최근 중국 내 온라인 판매 대행사인 ‘러위츤’의 지분 20%와 온라인 쇼핑몰 ‘밍싱이추’의 지분 5%를 인수했다. 아가방앤컴퍼니 측은 “올 하반기에 중국 온라인시장에 아가방앤컴퍼니의 다양한 브랜드를 입점시켜 중국 유아용품 시장을 발 빠르게 선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유아동용품 업계 1위인 제로투세븐도 최근 홍콩과 중국 회사 지분을 잇따라 매입하며 중국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제로투세븐은 지난 5월 중국에서 온라인 비즈니스를 주요 사업으로 하는 종속회사인 영도칠무역유한공사와 홍콩에서 유아용 의류·유통업을 하고 있는 자회사를 각각 주식매입 방식을 통해 통합했다. 국내 시장은 출산이 크게 줄어든데다 경기 불황과 해외직구 활성화로 업황이 부진한 반면, 중국은 성장의 기회가 무궁무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중국 유아동복 시장의 규모는 산아제한정책의 완화 결정과 온라인 구매 증가 등으로 활황을 맞고 있다. 중국 통계국에 따르면 2009년 1000억 위안 아래에 머물렀던 중국 유아동복 시장의 규모는 연 평균 8.6% 성장해 현재 1500억 위안(약 24조원)을 넘어섰다. 유아동용품까지 합친 소비시장은 105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제로투세븐 측은 “중국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유통망을 확장하고, 베트남 등에서도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보령메디앙스도 중국 천진법인을 세우는 등 대륙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유아용품 관련 전시회 참여는 물론, 중국 최대 온라인쇼핑몰 타오바오 등 온라인채널과도 협업할 계획이다. LG생활건강도 유아용품 브랜드 중국 진출 작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종합 브랜드로 진출하기 위해 최근에 가제 수건, 물티슈 등으로 품목을 확장하고 있으며, 중국 오프라인 진출을 위한 위생허가 절차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유아동용품 시장은 연평균 7%가량 성장하고 있다”며 “한국 아동용품은 질 좋은 제품으로 통하고 있어 성공적으로 진출만 한다면 성장세가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