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을 막기 위한 일환으로 도입한 은행의 새로운 안전장치와 은행원의 기지가 수천만원의 피해를 막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은행에서 보이스피싱 피해금 수천만원을 인출하려 한 혐의로 김모(48)씨를 붙잡아 조사했다고 13일 밝혔다.
경찰과 신한은행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7일 오후 3시20분께 서울 구로구의 이 은행 한 지점에서 보이스피싱 피해금 4500만원을 출금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가 은행 창구에서 4500만원을 인출하려 하자, 이 은행에서는 새로 도입한 제도가 작동했다. 신한은행은 김씨의 범행 전날인 6일부터 새로운 제도를 도입했다.
1000만원 이상의 현금을 입금 당일 바로 출금하려 할 경우 입금자에게 보이스피싱 피해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고 있다. 해당 지점 직원들은 시간을 끌며 김씨가 출금한 돈이 범죄 수익금인지를 확인했다.
결국 확인 끝에 타행 계좌를 통해 입금된 이 돈은 보이스피싱 피해금으로 추정돼 지급정지됐을 뿐만 아니라 은행은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
은행원들은 김씨가 경찰이 도착하기 전 도주하지 못하도록 시간을 끌려고 금고에서 1만원권과 5만원 현금다발을 들고 한 장씩 세기 시작했다.
이후 돈을 세는 사이 경찰이 은행에 도착했고, 김씨는 이날 오후 5시께 임의동행 형식으로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다.
김씨는 경찰에서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리려 하니 신용도가 낮아 입출금 내역이 있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시키는 대로 출금하려 했다. 나도 피해자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씨에 대해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위반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김씨에게 돈을 출금하게 시킨 연락책 등 보이스피싱 조직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