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자금이 국내 저축은행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다. 지난 2011년 저축은행 대규모 부실화 이후 일본·호주·홍콩계 자금에 이어 최근에는 미국계 자금까지 국내 저축은행에 눈독을 드리고 있다.
14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최근 HK저축은행의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JC플라워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당초 한국토지신탁과 SBI저축은행도 HK저축은행에 관심을 나타내며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한 것으로 했지만 인수전에서 발을 뺀 것으로 알려졌다. MBK파트너스와 JC플라워 측은 추후 실사를 진행한 뒤 가격을 협상하기로 했다.
JC플라워는 국내 금융 M&A(인수·합병)에서 활발히 움직이고 있는 미국계 투자회사로 KT캐피탈 인수도 추진중이다.
이처럼 매물로 나온 저축은행들을 자금력이 있는 외국계 자금이 적극적으로 M&A에 나서면서 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 업계에서 외국계가 대주주인 저축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21.0%에 이른다.
가장 활발한 움직임은 일본계 자금이다. 일본 SBI그룹은 업계 자산 1위 SBI저축은행(구 현대스위스저축은행, 자산 3조8170억원)을 보유중이다. 지난 2012년 JT친애저축은행(구 미래저축은행, 1조1420억원)을 인수한 일본계 금융사 J트러스트는 SC저축은행의 지분 100%를 인수해 JT저축은행(4340억원)을 탄생시켰다.
푸른2와 스마일저축은행을 인수해 OSB저축은행(1조1150억원) 출범시킨 일본 오릭스그룹은 현대저축은행을 인수한 뒤 합병을 통해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
호주계 자금도 지난 2013년 국내 시장에 진출했다. 늘푸른저축은행을 인수해 페퍼저축은행(3179억원)을 설립하면서 진출한 페퍼그룹은 같은해 12월에는 한울저축은행을 인수하며 규모를 확대했다.
이 같은 외국계 자본의 국내 저축은행 시장 진출은 침체된 국내 저축은행 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고 선진화 된 금융 기법을 습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해석되지만 단기적인 경영 성과에만 치우치고 있어 무분별한 외국계 자금 유입을 경계해야 한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외국계 자금이 국내 저축은행 인수에 적극적”이라며“국내 저축은행 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는 등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무분별한 저축은행 진출은 우려스러운 부분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