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 의장이 자국 경기회복에 자신감을 보이며 연내 기준금리 인상 방침을 거듭 강조했다.
옐런 의장은 15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하반기 통화정책 청문회에서 “경제 상황이 현재 기대대로 전개되면 연내 어느 시점에 금리를 인상해 통화정책을 정상화하는데 적절한 여건이 마련될 것”이라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 대부분은 연말까지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거의 10년 만에 단행하는 첫 번째 금리인상은 경제가 금융위기 트라우마로부터 얼마나 치유됐는지를 나타낼 것”이라고 밝혔다.
옐런은 “미국 주택시황의 개선과 자동차 판매 호조 등 국내총생산(GDP)의 70%를 차지하는 개인소비가 향상되고 있다”며 “고용과 경제 전반을 판단하면 전망은 밝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 비농업 부문 일자리 증가가 2014년 월 평균 26만명에서 올해 상반기 21만명으로 감속했지만 고용시장의 많은 지표는 올바른 방향을 나타내고 있다”며 “최근 미국 실업률은 5.3%로 완전고용 상태인 약 5%에 근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부 부진한 부분이 있지만 고용시장 회복이 뚜렷하다는 것이다.
다만 옐런 의장은 금리인상 시점은 속도보다 중요하지 않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면서 “첫 금리인상 이후에도 상당 기간 매우 경기확장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해 금리인상을 느리고 점진적으로 가져가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리스와 중국 등 해외시장과 관련해서는 “그리스 위기를 일단 극복했지만 어려운 상태이며 중국도 높은 부채와 빈약한 자산시장, 금융여건의 변동성 확대 등의 도전에 직면했다”며 “그러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완만한 회복 등으로 해외시장 경제성장도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빨라지고 있다”고 낙관했다.
이날 발표된 연준의 베이지북도 미국 경제활동이 점진적이며 완만하게 확장하고 있다고 진단해 연내 금리인상에 힘을 실었다. 베이지북은 12개 지역 연방준비은행(연은)의 경기판단을 종합한 보고서이며 FOMC의 주요 기초자료로 쓰인다.
한편 옐런 의장은 ‘대마불사’ 관행도 억제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올 가을 당국의 긴급대출권한을 제한하는 새 규제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드-프랭크법은 금융위기가 닥칠 때 연준이 개별 금융기관에 대한 구제권한을 억제하는 규제를 제정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연준이 보험사 AIG를 구제하면서 대형 금융기관의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