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공개변론 사건 중 '현대차 파견법 사건'만 처리 미뤄…5년 장기 미제

입력 2015-07-16 09:04 수정 2016-05-17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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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파견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는 기간을 2년으로 제한하고, 이후에는 고용의무를 부과하는 법률은 헌법에 어긋나는 것일까.

헌법재판소가 이 문제에 대해 공개변론을 연 지 2년이 넘도록 선고를 미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접수시점을 기준으로 따지면 5년이 지난 사건이다.

헌재는 통상 헌법연구관들이 검토를 마치고 보고서를 올린 사건을 공개변론 사건으로 선정하기 때문에 이렇게 장기간 동안 결론을 내리지 않는 것은 이례적이다.

16일 헌재에 따르면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공개변론이 열린 사건은 34건이다. 반드시 공개변론을 열어야 하는 권한쟁의 심판과 정당해산 심판 사건을 제외하고 법률의 위헌 여부를 가리는 사안은 21건이고, 이 중 20건은 선고가 이뤄졌다. 결론이 나지 않은 사건은 2010년 현대자동차가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 제6조 제3항에 대한 위헌소원 사건이 유일하다. 이 사건은 2013년 6월 공개변론이 열렸다.

헌법재판소법 38조에 따르면 헌재는 심판사건을 접수한 날부터 180일 이내에 선고해야 하지만, 반드시 지켜야 하는 규정은 아니다. 헌재는 180일이 지난 사건은 미제사건으로, 2년 이상 경과한 사건은 장기미제사건으로 분류해 관리하고 있다. 두 건이 병합된 이 사건은 이정미 재판관이 주심을 맡았다.

헌재가 선고를 미루고 있는 동안 현대차 파견근로자들은 꾸준히 법적 분쟁을 이어가고 있다. 2012년 파견 근로자 최병승 씨가 낸 소송을 통해 현대차의 근로자 불법 파견을 인정했던 대법원은 올해 2월에도 "2년 넘게 근무한 4명의 파견 근로자는 현대차의 근로자임을 확인한다"며 다시 한 번 같은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파견법은 2년 이상 파견근로를 한 노동자를 원청업체에 직접 고용된 것으로 간주하는 규정을 담고 있다. 현대차는 직접고용 규정으로 인해 기업의 자유가 지나치게 제한된다고 주장하며 헌법소원을 냈다. 또 불법파견에도 고용간주 규정을 적용하게 된다면 사업주의 비용부담이 너무 크다는 점도 위헌 주장의 근거로 삼았다.

반면 이 법률 이해관계인인 고용노동부 측은 오히려 기존에 금지되던 파견근로자를 이 법을 통해 2년간 사용할 수 있게 됐으므로 기업의 자율성 침해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또 고용의제 효과는 파견근로자를 2년 이상이라는 장기간 사용하는 경우라야 발생하기 때문에 지나친 규제라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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