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17일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소액주주의 마음을 사로잡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15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삼성은 이번 임시 주총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성패를 결정한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합병비율이 불공정하다”며 반대표를 던져 국내외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삼성물산은 계열사와 특수관계인 우호지분이 13.82%, KCC 지분 5.96%와 국민연금 지분 30.99% 등 찬성표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여기에 국민연금 외 국내기관 지분 11.05% 대다수가 찬성할 경우 40%가 넘는 지지율을 얻게 된다. 그러나 합병안을 안정적으로 통과시키려면 최소 5%에서 최대 12%까지의 찬성표를 더 확보해야 한다.
‘공격’에 나선 엘리엇의 7.12%를 제외한 외국인 지분은 26.14%이고 기타 소액주주의 지분은 24.33%이다.
앞서 의결권 자문 상위권 업체인 ISS와 글래스루이스가 합병 반대를 삼성물산 주주들에 권고한 것으로 외국인 기관투자자의 반대표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에선 영국 애버딘자산운용, 캐나다 연금투자위원회(CPPIB), 미국 캘리포니아 교직원 퇴직연금(CSTRS)이 엘리엇과 뜻을 함께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소액주주 가운데 가장 지분이 큰 일성신약(2.37%)이 합병 반대편에 섰다.
이에 주총에서 20% 넘는 소액주주의 표심이 삼성에 중요한 만큼 회사는 이들 마음잡기에 여념이 없다.
WSJ는 삼성 직원이 삼성물산 지분 7000주(0.004%)를 가진 한 소액주주의 집을 찾아 ‘구애작전’을 펼치고, 다른 소액주주 아파트 경비실에 명함과 함께 합병 찬성을 간청하는 편지와 과일을 두고 갔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 13일에는 삼성물산이 ‘삼성물산 주주님들께 간곡히 부탁드립니다’라는 제목의 합병찬성 호소 광고를 한국 주요 신문에 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신문은 엘리엇과 벌이는 격렬한 전투에서 삼성이 선택한 무기는 ‘방송ㆍ신문광고ㆍ과일 배달’ 등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주총결과가 세계 투자 업계에서 삼성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얼마나 우호적인 시선을 받고 있는지를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