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주총] 뜨거운 주주발언 열기 ‘운명이 걸렸다’

입력 2015-07-17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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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안 투표에 앞서 진행 중인 주주발언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나왔다. 주주들은 대개 각자의 입장에서 “운명이 걸렸다”며 치열하게 갑론을박했다.

17일 오전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삼성물산 임시주주총회에서는 제1호 안건 ‘합병계약서 승인의 건’ 투표에 앞서 주주발언이 진행됐다.

주주번호 1685번 이경수 주주는 “현재 건설과 상사로 고성장 고수익 거두기 어려운 상황인데 최근 몇 년 새 바이오·헬스케어 주식이 크게 오르고 있다”며 “기업의 명운이 걸린 상황에서 제일모직은 바이오시밀러 회사로서의 역량을 가지고 있어 물산이 해당 산업에 뛰어드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에 합병을 찬성한다”고 밝혔다.

1950주를 소유하고 있다고 밝힌 최경자 주주는 “과거 SK와 소버린, 론스타 때도 그렇고 지금 외국자본들의 행태는 우리를 소국이라고 무시하는 것 아닌가 싶다”며 “개인으로서는 쓰라리지만 국익으로 봤을때 합병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주주는 “삼성물산이 제일모직과 합병해서 사느냐 죽느냐 갈림길이라고 본다”며 “외국 먹튀자본으로부터 제2, 제3의 국내 기업 피해가 나오지 않게하기 위해서라도 합병안 승인을 제청한다”고 밝혔다.

반면 강동오 삼성물산 소액주주연대 운영위원은 “세계 초일류 그룹은 평판관리가 중요하지만 현재 그게 손상됐다”며 “이번 합병은 자사주를 KCC에 매각하면서 한쪽 귀를 닫고 시작해 공정한 게임 아니다. 이러면 이겨도 소용이 없다. 불공정한 합병안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상법상 합병계약서가 미리 주주들에게 제시됐어야 하는데 이러한 법률적 부분들을 집행부가 제대로 챙기지 않아 엘리엇에게 빌미를 주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삼성물산 법률대리인 오창현 김앤장 변호사는 “상법 제522조의2를 보면 합병을 한 날 이후 합병 계약서를 본점에 비치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주주께서 본점을 찾아 열람하면 된다”며 “절차적 하자가 있다는 지적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이어 주주 최시중씨는 “합병에 앞서 합병 이후 시너지 효과와 정확한 예상치 등을 밝히고 주주 설득이 먼저 됐어야 하는 것인데 부족했다”며 “합병의 시너지 효과를 정확한 수치로 제시해달라”고 발언했다.

이에 최치훈 사장은 “2020년 매출목표 60조원에서 약 10%인 6조원이 합병 시너지”라며 “구체적으로 건설부문은 양사 핵심을 결합해 1조원 시너지를 창출하고 모직과 패션, 식음료는 상사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2조9000억원 매출 증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한편 이날 제1호 안건에 대한 주주발언은 약 1시간 30분간 진행된 후 11시께 표결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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