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삼성물산] 삼성물산 ‘완승’…소액주주·외국인이 도왔다

입력 2015-07-17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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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이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와의 표 대결에서 예상보다 큰 격차로 완승을 거뒀다. 소액주주들은 물론 장기 투자 성과를 중시하는 일부 외국 기관의 지지가 큰 도움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삼성물산 임시주주총회에서에는 83.57%의 주주가 참석해 의사를 표명했다. 1시간여 동안 진행된 제1안 ‘합병계약서 승인의 건’ 개표 결과 찬성비율 69.53%로 합병 안건이 승인됐다. 합병안 가결을 위한 찬성 비율 55.71%를 훌쩍 뛰어넘는 결과였다.

이어 엘리엇 측이 주주제안을 통해 제시한 제2안 ‘현물배당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정관 개정의 건’과 제3안 ‘중간배당을 하도록 결의할 수 있는 근거’도 부결되며 삼성물산의 완승으로 마무리됐다.

주총 전까지 삼성물산의 우호 지분은 삼성그룹(13.92%), KCC(5.96%), 국민연금을 비롯한 국내 기관(22.26%)까지 모두 더해 42.14%로 추산됐다. 이에 외국인 주주 33.53%와 소액주주 24.33%의 표심이 합병 성패를 가를 변수로 떠올랐다.

개표 결과 국내 기관이 모두 삼성물산을 지지했다고 가정할 때 외국인 주주와 소액주주의 16.77%가 합병에 찬성하면서 이번 삼성물산 승리에 결정적인 ‘한 방’을 선사한 것으로 관측됐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장기 투자 성과를 중시하는 인덱스·뮤추얼 펀드 중심의 외국계 투자 기관들이 찬성표를 던졌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3.12%의 지분을 보유해 외국인 중 엘리엇 다음으로 지분이 많은 블랙록은 최근 국민연금과 함께 주주 가치 제고 방안을 놓고 삼성물산과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찬성을 염두에 둔 행보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금투업계에서는 블랙록 외에 뱅가드(1.28%), 디멘셔널(1.2%) 등 인덱스 펀드와 뮤추얼 펀드 역시 단기성과를 중시하는 행동주의 헤지펀드와는 거리를 뒀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8% 가까운 높은 출석률을 보인 것으로 추산되는 소액주주의 표심도 엇갈렸다. 당초 일부 소액주주들이 합병 비율에 불만을 품고 공개적인 반대 운동을 벌이는 등 합병반대 기류가 강할 것으로 예측됐으나 삼성 측의 대대적인 호소와 광고를 통해 마음을 돌린 주주들이 많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외국계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삼성 측이 상당히 선방했다”며 “소액주주들 뿐 아니라 외국인 주주들도 상당수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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