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들이 불안한 영업환경 속에서도 주식 투자로 상당한 수익을 거두고 있다. 영업실적은 부진했지만 타법인 주식을 처분, 알찬 영업외수익으로 순이익은 되레 증가한 곳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주식처분이익으로 순이익 큰 폭 증가
8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영보화학은 지난해 매출이 813억원으로 2005년에 비해 0.39% 감소한 가운데 영업이익은 38.84%나 줄어든 40억원에 그쳤다.
하지만 순이익은 77억원으로 61.04%나 증가했다. 타법인 주식을 처분, 처분이익이 발생한 것 등이 주된 배경이다.
극동유화는 지난해 1월 우리홈쇼핑 주식 20만주를 경방에 주당 10만8334원씩 130억원에 처분했다. 이로인해 123억원 가량의 영업외수익이 생겼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23억원으로 2005년에 비해 27.6% 줄었지만 순이익은 97억원으로 212.2%나 급증하게 된 주된 배경이다.
삼성출판사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0.9% 감소한 29억원에 그쳤다. 순이익은 2005년 19억원에 비해 갑절 이상 늘어난 3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월 드림씨티방송 주식 12만2000주를 주당 4만2000원씩 51억2400만원에 처분함으로써 경상이익 및 순이익 증가로 이어졌다.
◆일성신약ㆍ한미약품 등도 영업이익 훨씬 웃도는 신장세
지난해 유가상승과 환율불안 등 불안한 대외여건 등으로 영업실적은 부진했지만 주식 투자로 큰 재미를 본 것이다. 제약사들도 주식 투자로 지난해 순이익이 영업이익의 2배 가까이 되는 등 순이익 신장세가 두드러졌다.
일성신약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5.9% 증가한 211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순이익은 36.8% 늘어난 385억원에 달했다. SK 및 삼성중공업 주식을 전량 매각, 284억원 규모의 처분이익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순이익이 706억원에 달했다. 2005년에 비해 67.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1.1% 증가한 525억원 수준이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3월 영남방송 주식 90만주를 450억원에 전량 처분, 투자자금을 회수했다. 계열사 지분 매각에 따른 투자자산처분이익이 영업이익 규모를 훨씬 웃도는 순이익 증가세를 이끈 것이다.
한 증시전문가는 “12월결산 상장사들의 결산이 속속 마무리되면서 유가증권 처분이익으로 지난해 순이익이 큰 폭 신장되는 곳이 잇따르고 있다”며 “그만큼 주식 투자로 큰 재미를 봤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