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 사상 처음으로 여성 총통이 탄생하게 됐다. 대만 집권 국민당은 19일(현지시간) 타이베이에서 전당대회를 개최하고 내년 1월 실시하는 총통 선거에 후보로 훙슈주 입법원(국회) 부의장을 지명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최대 야당인 민진당은 차이잉원 당주석을 후보로 정해 대만 최초 총통 선거 여성 대결이 확정됐다. 양대 정당 모두 후보가 여성이어서 대만 최초 여성 총통 탄생을 눈 앞에 두게 됐다.
대만 총통은 재임에 성공할 경우 최대 8년까지다. 총통 선거까지 남은 반년, 양당은 대중국 정책과 경제정책을 둘러싸고 치열한 논쟁을 벌일 전망이다.
훙슈주는 당대회에서 “우리는 똘똘 뭉쳐 전력으로 승리를 구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당내 반대파의 반발이 예상됐지만 큰 혼란은 없다.
대만에서는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가 커지면서 경각심이 일어나고 있다. 대중 융화정책을 추진해온 국민당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대패하는 등 역풍을 맞기도 했다.
대만 독립을 지향하는 민진당의 차이잉원은 지난 2012년 총통선거에서는 현 총통인 마잉주에게 패했으며 이번에 8년 만의 정권 탈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케이블방송 TVBS가 이달 초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차이잉원 지지율이 42%로, 30%에 그친 훙슈주에게 앞서고 있어 훙슈주가 어떻게 반격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최대 쟁점인 대중국 정책이다. 마잉주 정권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되 그 내용은 양안이 각각 정의한다”는 1992년 컨센서스를 대중국 정책 기초로 삼아왔으며 훙 후보도 당대회에서 이 노선을 지킬 것이라고 표명했다.
‘친중파’인 훙 후보는 중국과의 평화협정 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대만에서는 미래 중국에 흡수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이 커서 훙 후보에게 유리한 상황은 아니다.
반면 ‘친미파’로 분류되는 차이잉원은 지난 6월 미국을 방문해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고 대만 유권자의 반응도 양호하다. 그러나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현상 유지’를 내건 차이 후보의 정책은 구체적인 방법이 결여돼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경제정책에서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목표로 하는 것은 두 후보가 같다. 그러나 차이 후보는 “경제성장 과실이 공정하게 나눠져야 한다”며 ‘분배’를 강조하는 반면 훙 후보는 규제완화와 투자 유치 등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