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인터뷰] ‘암살’ 하정우 “할아버지 될 때까지 연기하고 싶다”

입력 2015-07-20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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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하정우가 최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최유진 기자 strongman55@)

하정우가 돌아왔다. 그가 출연하는 것만으로도 작품에는 무게감이 실린다. 이번에는 영화 ‘암살’(제작 케이퍼필름, 배급 쇼박스)이다. 극 중 하와이 피스톨 역을 맡았다. 이름처럼 신비주의가 짙게 풍긴다. 베일에 싸인 청부살인업자로 독립군과 일본군 사이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할 전망이다.

하정우는 최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박찬욱 감독의 신작 ‘아가씨’ 촬영으로 살이 많이 빠져 있는 모습이었다. 이에 하정우는 “이번 작품에는 ‘잘생김’을 연기해야 해서 살을 뺐다”고 특유의 재치있는 답변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감동이 있다. 짠하다”고 ‘암살’ 감상평을 전한 하정우는 오는 22일 개봉을 앞두고 “떨린다”고 솔직한 마음을 고백했다.

“개봉을 앞두고는 매번 떨린다. 일희일비하지 않는 능력은 생겼다.(웃음) '어떻게 될까'하는 마음은 똑같다. 쉽지 않은 작업이고 예측할 수 없다. 인생이랑 똑같다.”

하와이 피스톨은 상하이의 청부살인업자다. 그의 정체를 아는 사람은 없고, 얼굴을 본 사람은 반드시 제거된다는 신비로운 캐릭터다. 하정우는 ‘인디아나 존스’의 해리슨 포드에게서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예상 못했는데 의외로 멋있다는 반응이다. 멋지게 보이려고 애쓰진 않았다. 꾸미려 하지 않고 인물이 가진 성향 그대로 생명력을 불어넣었을 뿐이다. 최동훈 감독에게 감사하다. (오)달수 형 덕도 많이 봤다. 일반 관객들도 좋게 봐줬으면 좋겠다.”

▲'암살' 스틸컷 하정우(아래 사진 왼쪽)-오달수(사진제공=쇼박스)

하와이 피스톨은 ‘암살’에서 영감(오달수)과 완벽한 호흡을 자랑한다. 영감은 베일에 싸인 하와이 피스톨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극의 다양성을 더한다.

“달수 형과 시간을 많이 보냈다. 언젠가 같이 연기해보고 싶었던 배우였다. 푸근하고 인간적이다. 한 번은 비행기에서 아침에 맥주를 마시더라. 그런 모습도 인간적이고 재밌었다. 촬영장은 물론이고, 촬영장 밖에서 보낸 시간들이 영화 속 두 인물의 화학작용에 큰 도움이 됐다.”

오달수가 촬영 내내 도움을 줬다면 촬영 초반 빡빡한 일정 속에서 적응에 도움을 준 것은 독립군 저격수 안옥윤 역의 전지현이었다. 두 사람은 영화 ‘베를린’(2013)에서의 인연으로 다시 호흡을 맞추게 됐다.

“‘베를린’ 찍을 때 전지현이 ‘최동훈 감독과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말해줬다. ‘베를린’ 촬영 당시 (전지현과) 좋은 추억들이 많았기 때문에 ‘암살’ 역시 기대됐다. 극 중 많이 만나진 않지만 두 사람의 온도가 뜨거울 것이란 생각을 했다. 전지현이란 배우에 대해 신뢰가 있기 때문에 더 편하게 작업했다. 다른 배우보다 한 달 늦게 합류했는데 촬영장에 빨리 적응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전지현 때문이었다.”

▲배우 하정우가 최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최유진 기자 strongman55@)

두 사람의 애정신은 ‘암살’을 보는 또 다른 재미다.

“하와이 피스톨이 옥윤에게 느낀 감정은 순도 100%의 사랑보다 연민이라고 생각했다. ‘스카프’라는 장치가 있지만 두 사람은 직접적인 대사로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다. 마치 ‘썸’ 타는 느낌이다. 사실 키스신도 ‘너무 간질간질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지현과도 그런 감정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암살’은 ‘타짜’, ‘도둑들’로 흥행력을 인정받은 최동훈 감독의 신작이다. 하정우를 비롯해 전지현, 이정재, 조진웅, 오달수 등 충무로 내로라하는 배우들을 한 데 모은 것도 최동훈 감독의 힘이었다.

“(최동훈 감독은) 열정적이고 영화 밖에 모르는 사람이다. 현장에서 작업하는 모습을 보면 ‘이래서 관객에게 사랑 받는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허삼관’ 크랭크업 후 하루 쉬고 촬영장에 합류했기 때문에 불안한 마음도 있었을텐데 기다려주고, 믿어줬다. 그런 마음들이 저를 더 집중하게 해줬다.”

▲배우 하정우가 최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최유진 기자 strongman55@)

그간의 필모그래피가 말해주듯 하정우는 ‘믿고 보는 배우’로 통한다. 하정우가 출연한 작품과 캐릭터는 관객의 신뢰를 자아낸다. 그가 ‘정상’의 자리에 있다는 건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정상은 없다. 만약 정상에 오른다고 해도 ‘내가 드디어 정상의 자리에 올랐어’라고 느낄 만한 것이 있을까. 계속 작품을 해 나가는 것이 배우의 사명이고, 할아버지가 될 때까지 연기를 하고 싶다. 배우, 감독으로서 사람과 관계를 쌓고 그 안에서 재미를 찾는 것이 가장 가치있는 일이다. 정상을 올라가기 위한 여정이 즐거운 것이다.”

하정우의 가치관 확립에 도움을 준 배우는 바로 주현이다.

“10년 전 ‘구미호 가족’ 출연 당시 주현의 바스트 샷을 모니터로 본 적 있다. 가만히 쳐다보고만 있었는데 얼굴의 주름이 굉장히 멋있었다. 툭 쳐다보는 시선에서 어마어마한 힘이 느껴졌다. 저도 세월이 지나 연륜이 쌓여 저런 얼굴의 힘을 가지고 싶었다. 그 때 그 모습이 저에게 방향성을 제시해줬다. 아버지(김용건)도 마찬가지다. 올해 70세가 되었는데 여전히 활발하게 작업한다. 그게 제일 행복한 것 아닌가.”

▲배우 하정우가 최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최유진 기자 strongman55@)

“스스로 의심이 많다”는 하정우는 배우 활동하면서 종교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그의 종교는 기독교. 바쁜 일정 속에서도 착실히 종교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신이 나를 가만 놔두지 않는다. 여러 번 채찍질한다. 3~4년 전 스스로 교만하다는 생각이 들어 새로운 것을 갈구했다. 그 때 ‘롤러코스터’의 감독으로 도전했다. 결정하기까지 힘들었다. 주위에서 다 만류했다. 하지만 저에겐 필요한 일이었다. 지금은 ‘롤러코스터’와 ‘허삼관’을 통해 굉장히 큰 깨달음을 얻었다. 두 작품이 제 인생에 큰 전환점이 됐다.”

하정우는 여전히 감독의 꿈을 꾸고 있었다. 그는 2~3년 뒤 블랙코미디로 연출을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일을 할수록 노하우가 쌓이고 예측을 할 수 있다면 좋은데 그렇지 않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이 가장 어렵다. 감독도 배우도 스태프도, 그리고 작품 속 인물도 저에겐 모두 새로운 사람이다.”

‘암살’은 1933년 상하이와 경성을 배경으로 친일파 암살작전을 둘러싼 독립군들과 임시정부대원, 그들을 쫓는 청부살인업자까지 이들의 엇갈린 선택과 예측할 수 없는 운명을 그린 이야기다. ‘타짜’ ‘전우치’ ‘도둑들’ 최동훈 감독과 전지현, 이정재, 하정우, 오달수, 조진웅, 최덕문 등의 만남만으로도 관객들에게 최고의 기대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상영시간 139분, 15세이상관람가. 22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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