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뱅크' 하나·외환 통합은행 누가 이끄나

입력 2015-07-21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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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오는 9월1일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을 아우르는 자산 290조원(국내 1위) 규모의 '메가뱅크'가 출범할 예정인 가운데 초대 통합은행장에 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작업을 담당하는 통합추진위원회는 20일 출범을 알리고 통합은행장 후보 선정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금 단계에선 김한조(59) 외환은행장과 김병호(54) 하나은행장이 통합은행장 유력 후보군에 올라 있다.

33년간 외환은행에서 일한 김한조 행장은 애초 김병호 하나은행장을 따돌리고 멀찌감치 앞서나간다는 평을 들었다.

그룹 1인자인 김정태 회장이 하나은행 출신이므로 2인자 격인 통합은행장은 외환 출신이 맡는 게 조직 통합 차원에서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통합 과정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하지 못한 점이 몸값을 낮추는 요인이 됐다.

또 통합이 완료되고 나서도 외환노조의 공격을 받는 등 그의 리더십에 의문부호가 붙어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하나·외환 양대노조를 품고 가기에는 벅찬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 게 사실이다.

김병호 하나은행장은 애초 통합 1기보다는 차기 행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됐지만 최근 김한조 행장이 레이스에서 밀리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선두 주자로 부상하고 있다.

김병호 행장은 하나은행의 '적자'라 할 수 있는 한국투자금융 출신으로, 김승유 회장 시절부터 젊은 CEO로 촉망받던 인물이다.

꼼꼼하고 논리적이며, 은행과 지주에서 다양한 업무를 두루 맡은 '전략·재무통'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 조직 장악이 아직 확고하지 않은 데다가 통합은행장을 맡기에 나이가 젊다는 게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현역 지점장 정도의 나이여서 통합은행을 총괄하기에는 무리라는 시각도 있다.

김한조·김병호 행장이 양강으로 분류되는 가운데 김정기(53) 마케팅그룹 부행장, 장기용(60) 경영지원그룹 부행장, 함영주(59) 충청영업그룹 부행장, 황종섭(57) 영남영업그룹 부행장 등 하나은행 측 부행장들도 잠재적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이 가운데 함영주 부행장과 황종섭 부행장은 노조의 지지와 조직 내 신망이 두터운 편이다.

다만 지역본부에 '터'를 두고 있어 중앙무대를 장악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약점이다.

외환은행 측에서는 로스앤젤레스·애틀란타 설립 추진단을 이끌고 있는 이현주(56) 부행장, 신현승(57) 채널영업그룹 부행장, 오창한(59) 여신그룹 부행장, 권오훈(58) 글로벌 사업그룹 부행장이 후보군에 들어 있다.

이 중 하나은행 출신으로 외환은행으로 넘어간 이현주 부행장은 한국투자금융 출신으로, 김병호 하나은행장과 함께 김승유 회장 시절 가장 주목받던 '젊은 피'였다.

한때 젊은 기수의 선두주자였지만 현재 미국에서 법인 설립 업무에 매달리고 있어 이번보다는 차기 행장 후보로 분류된다.

신현승 부행장이나 권오훈 부행장도 외환은행원들의 신망이 두텁다는 평이지만 통합은행장 후보에 오를지는 미지수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통합은행장 인사는 다음 달 말쯤에나 결정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누가 될지는 예측불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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