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빨간불’…글로벌 원자재 시장, 금융위기보다 더한 최악의 부진

입력 2015-07-21 09:02 수정 2015-07-21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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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이어 금값도 하락·연일 5년래 최저치 경신…원자재 수출국 경기회복에 악영향·관련 기업 주가도 폭락

글로벌 원자재의 주요 거래 통화인 달러 가치 상승으로 원유, 금 등 원자재 가격이 곤두박질 치면서 세계경제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20일(현지시간) 22개 상품가격 추이를 종합한 블룸버그원자재지수가 13년 만에 최저치인 96.2029를 기록하는 등 글로벌 원자재시장이 최악의 부진 속에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2년 유럽재정위기 당시보다 훨씬 더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국제금값은 연일 5년 만에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날 금값은 전 거래일 대비 25.10달러(2.2%) 하락한 온스당 1106.80달러에 마감해 지난 2010년 5월 이후 5년 4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한 시장전문가는 인도NDTV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증시와 그리스 사태가 안정화를 되찾은 상태에서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등 악재가 겹쳐 향후 금값은 현재보다 10~15% 더 떨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도 장중 한때 50달러선이 붕괴된 배럴당 49.85달러를 기록하며 지난 4월2일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WTI는 전일 대비 74센트(1.5%) 빠진 배럴당 50.44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이 커지며 달러가 연일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는 이날 한때 장중 98.08까지 오르며 4월23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16일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 하반기 통화정책 청문회에 출석한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신중하고 점진적인 방법으로 금리를 올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며 연내 금리인상 방침을 거듭 강조했다.

제임스 블라드 세인트루이트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역시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50% 이상이라고 이날 폭스비즈니스네트워크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원자재 수출 비중이 큰 호주와 신흥국 경제회복도 타격을 받고 있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꾸준한 성장을 이어왔던 호주 경제는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지난 5월 호주의 무역적자는 27억5400만 호주달러(약 2조3400억원)에 달해 예상치인 22억 호주달러보다 적자폭이 확대됐다. 호주 무역수지는 최근 14개월 연속 적자를 나타내고 있다.

호주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2가 원자재 수출을 차지할 만큼 호주는 원자재에 의존하고 있다. 호주의 철광석 매장량은 세계 2위, 석탄은 5위를 기록한다. 그러나 달러 강세 등에 따라 원자재 가격이 지속적으로 떨어져 호주 경제도 동시에 추락하고 있다. 호주 중앙은행이 집계한 6월 원자재 수출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7.9%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원자재 가격 하락은 관련 기업의 주가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뉴욕증시에서 세계 최대 금광업체 배릭골드가 16% 폭락하고, 프리포트-맥모란은 5.2% 빠지는 등 관련주가 이날 일제히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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