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승부조작을 주도한 혐의로 수사를 받아온 안양 KGC 전창진 감독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전 감독에 대해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22일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21일 밝혔다.
경찰은 또 전 감독의 지시를 받아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를 통해 수억원을 베팅한 김모(32)씨와 윤모(39)씨 등 6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전 감독은 올해 2월20일, 2월27일, 3월1일 등 세 차례에 걸쳐 당시 자신이 감독을 맡았던 부산 KT의 경기에서 승부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실제로 전 감독은 주전 선수들을 평균 출전시간보다 적게 뛰게 하고, 당일 컨디션이 좋은 선수를 경기력이 떨어지는 후보 선수와 교체하는 방법 등으로 일부러 패하도록 승부를 조작한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또한 전 감독은 사채업자 장모씨에게 3억원을 빌려 지인으로부터 소개받은 김씨와 윤씨를 통해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를 통해 베팅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와 윤씨는 전 감독의 지시를 받고 2월20일 KT와 SK와의 경기에 대한 불법 스포츠토토 게임에 각각 2억원과 1억원 등 총 3억원을 베팅했다.
두 사람은 이 경기에서 1.9배의 고배당이 걸린 'KT가 6.5점 이상 패한다'는 쪽에 베팅했고, 전 감독의 의도대로 KT가 15점 차이로 패배해 총 5억7000만원을 손에 쥔 것으로 드러났다.
2월27일 경기에서도 전 감독 지시대로 'KT가 6.5점 이상 패한다'는 쪽에 김씨가 3억8천만원, 윤씨가 1억9천만원을 베팅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KT가 상대팀에 5점 차이로 패배하면서 한 골 차이로 베팅한 돈을 모두 날렸다.
이후 전 감독은 이를 만회하고자 3월1일 경기에서 지인 강모(38)씨를 통해 '상대팀이 승리한다'는 쪽에 베팅하려 했으나, 베팅할 돈을 모으지 못해 미수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전 감독의 행위는 본인 소속팀의 경기에 대리 베팅을 한 뒤 패배를 시도한 사안으로 국민체육진흥법이 금지하는 속임수에 해당한다"며 "공범들과의 통화기록, 녹취록 등을 통해 전 감독의 범행 전말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한편 전 감독은 경찰에서 장씨에게 3억원을 빌린 적은 있지만, 승부조작에 관여한 적은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