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1200억 원대 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는 것도 모자라 가짜 사이트까지 개설해 베팅 금액만 챙긴 이른바 '먹튀' 조직이 경찰에 일망타진됐다.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 수사과는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및 사기 혐의로 중국 운영총책 이모(30)씨 등 4명을 구속하고 같은 혐의로 총판사장 유모(34)씨와 홍보모집책 김모(28·여) 등 5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또 이들에게 대포통장을 제공한 2명을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으로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 등은 2014년 9월 29일부터 지난 4월 16일까지 중국에서 '스테이'나 '스웩'과 같은 가짜 도박사이트를 만들어 회원 1천358명으로부터 56억 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회원이 9천여 명에 이르는 1천200억 원대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를 개설, 운영한 혐의도 받고 있다.
실제로 이들은 지난 5월 이 사이트를 같이 운영한 공범 김모(30)씨 등이 먼저 구속된 뒤에도 중국에 남아 범행을 계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먹튀 사이트가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었던 건 피해자들 대부분이 경찰에 신고를 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례로 한 피해자는 손해를 봤음에도 불법 도박으로 처벌받을까 봐 신고는 못하고 욕설과 발음이 같은 '18원'을 여러 번 송금하는 수법으로 '소심한' 분풀이를 하는 데 그쳤다.
18원을 보내면서 송금자 기입란에 자기 명의 대신 '원금 돌려놔' '신고 진심'이라는 식으로 적었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 사이트를 이용하게 되면 사기피해를 볼 수도 있고 처벌받을 수도 있다"면서 "스포츠토토를 할 때에는 반드시 합법적인 사이트를 이용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밖에도 경찰은 이들의 계좌에 들어있던 돈 1억4천여만 원과 아우디 등 고급 차량 7대를 범죄수익으로 보고 몰수보전을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