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역사를 낳는다-세계 여성박물관 현지 취재] <2> 인터뷰- 본 여성박물관장 '마리안네 피첸'

입력 2015-07-2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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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박물관 건립은 남성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얻어내야

▲마리안네 피첸 관장. 조형물 맨 오른쪽 여신의 헤어스타일을 재현했다.

본 여성박물관 마리안네 피첸 관장의 머리는 한마디로 좀 심란해 보인다. 그 머리는 본 지역에서 발굴된 로마시대 세 여신의 조형물(서기 162년경)을 본뜬 것이다. 피첸 관장은 이 헤어스타일을 30년 가까이 지켜오고 있다. 조형물은 1928년 교회 터에서 발굴됐는데, 피첸 관장은 본 여성박물관에 복제품을 설치하고 여신의 모습을 자신의 작품으로 재창조하고 있다. 본 지역 여성, 나아가 독일 여성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작품이다.

그녀의 역사는 본 여성박물관의 역사다. 1948년 본에서 멀지 않은 슈투트가르트에서 태어나 1969년부터 창작활동을 해왔다. 1972년부터 30여 회의 개인전을 열었고 50여 회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남편 호르스트 피첸과 함께 1971년에 창립한 갤러리가 지금은 ‘예술과 조각협회’로 발전했다. 공무원이었던 남편은 정년퇴직 후 아내를 성실하게 도와 모든 활동과 자료의 문서화 작업을 도맡고 있다.

피첸 관장은 몽골 중국은 다녀왔지만 아직 한국에는 와본 적이 없다. 가능하다면 한국과의 교환전시도 하고 싶다고 한다.

여성(사)박물관을 새로 지으려 하는 한국에 대해서는 1)남성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얻어낼 것 2)언론 홍보에 주력할 것 3)지속적으로 여성의 문제를 토론할 것 4)과거의 것에 집착하지 말고 모든 일을 미래와 연결되게 할 것 5)고정된 주제에 얽매이지 말고 끊임없이 바람직한 방향을 모색할 것, 이 다섯 가지를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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