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내놓았으나 오히려 주가는 폭락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애플은 2015년 회계연도 3분기(2015년 4~6월)에 순이익이 107억 달러(약 12조3500억원), 주당 1.85달러를 기록했다고 21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순익이 38% 급증한 것이다.
매출은 전년보다 33% 급증한 496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를 웃돈 것이다. 전문가들은 애플이 3분기에 매출 494억 달러, 주당 1.81달러의 순이익을 각각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애플이 만족스러운 성적표를 받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중국의 힘이 컸다. 애플은 중국시장에서 무려 112% 폭등한 132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애플의 ‘안방무대’로 꼽히는 미국에서 올린 매출이 고작 15%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셈이다.
그러나 애플의 ‘우수한’ 실적에도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이폰 판매가 정점을 찍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 애플 주가는 이날 1.0% 하락으로 마감하고 나서 실적 발표 후 시간외 거래에서 최대 8.8%까지 폭락했다.
아이폰의 지난 분기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35% 늘어난 4750만대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분기 6117만대뿐만 아니라 월가가 예상했던 4880만대를 밑돈 수치다. 평균 판매 가격은 660달러로 산출됐다.
애플의 주력 제품군인 아이패드의 판매도 부진했다. 아이패드는 작년 같은 기간 1330만대보다 한참 못 미친 1090만대를 기록했다. 애플은 올해 초 새롭게 선보인 애플워치의 판매 수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월가는 387만대가 출하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아이폰의 성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는 등 지난 분기 실적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쿡 CEO는 “아이폰 판매는 1년 새 59%나 급등했고, 맥(Mac)은 물론 애플워치 판매도 호조를 보이면서 멋진 3개월을 보냈다”며 “최근 선보인 애플뮤직에 대한 반응도 좋다”고 강조했다.
애플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루카 마에스트리도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최초로 출시됐을 때와 비교해보면 애플워치는 같은 기간대비 훨씬 많이 판매됐다”면서 “좋은 출발을 한 것으로 보이며, 고객들의 피드백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시장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미국 투자은행 파이퍼재프리의 진 먼스터 애널리스트는 “아이폰의 판매량에 실망했다”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애플이 이번 분기 매출을 시장의 예상치인 511억 달러에 못 미친 490억~510억 달러로 제시한 것도 부정적 분위기에 일조했다.
쿡 CEO는 아이폰 판매가 정점을 찍은 것 아니냐는 지적에 “나는 그런 인식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아직 정점에 도달하려면 멀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