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25만 달러(약 2억8800만원)의 인턴십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을 펼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 미국 NBC방송 ‘어프렌티스’의 유명한 대사입니다. 이 한마디로 참가자들의 운명을 결정짓는 인물이 바로 연일 위험 수위를 넘나드는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입니다.
2016년 미국 대선을 겨냥해 공화당 경선 후보로 나선 트럼프는 “멕시코 (미등록) 이민자들은 성폭행범이다”, “나는 (전쟁포로로) 붙잡히지 않은 사람을 좋아한다” 등 부적절한 발언으로 언론의 뭇매를 맞았습니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공화당 내 트럼프의 지지율이 치솟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 폭스뉴스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의 지지율은 공화당 후보 가운데 가장 높은 18%로 집계됐습니다. ‘부시 가문’의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를 4%포인트나 따돌린 것입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정부와 사회에 대해 반감이 있는 일부 대중들이 트럼프의 ‘막말’에 동요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소수 인종, 동성애자, 한 부모 가정 등 사회 구성이 세분화되면서 새롭게 만들어진 공동체가 기존 세력에 적대심을 갖고 있었는데, 트럼프가 그 심리를 건드렸다는 얘깁니다.
인구 3억2000만여명의 미국은 다양한 인종, 민족이 모인 국가입니다. 단일인종·민족 성향이 짙은 아시아 국가와는 또 다른 문화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통계국에 따르면 백인(78%), 흑인(135), 아시아인(5.3%), 아메리카 인디언·알래스카 원주민(1.2%), 하와이 원주민·태평양 섬주민(0.2%) 등이 ‘미국’이라는 이름 아래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부촌에 속하는 뉴욕 퀸즈에서 태어난(1946년 6월) 트럼프에게는 미국이 가진 특징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모르는 것일까요. 아니면 호텔을 개조해 벼락부자에 앉은 부동산 재벌 눈에는 모든 이슈들이 그저 돈벌이로만 보이는 것일까요. 트럼프가 미 연방정부에 제출한 재산 내역서에 따르면 총재산은 100억 달러였다고 합니다.
다양성은 화합이 필요한 예민한 구조입니다. 서로 다른 역사를 가진 3억명이 넘는 ‘민심’을 헤아리기엔 수장으로서 트럼프의 자격은 충분하지 못한 듯합니다.
트럼프가 자신의 ‘자극적인’ 한 마디로 대중이 자신을 지지하고 있다면 생각한다면, 오해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대신, 트럼프가 이 사실 하나만은 알았으면 합니다. 지금 자신 스스로 “해고”를 외쳤던 리얼리티프로그램 주인공임을, 대중의 평가를 받는 상황임을 말입니다. 그리고 언젠가 자신이 누군가 했던 그 한 마디 “You’re fired”란 문장을 들을 수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