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인하 불구' 경기 침체에 도시가스 소비 급감

입력 2015-07-23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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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이 한창이지만 도시가스업계에 한파가 계속되고 있다.

도시가스 요금은 지속적으로 내려가고 있지만 경기 침체로 좀처럼 소비가 살아나지 않으면서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23일 에너지경제연구원의 에너지수급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체 도시가스 소비량은 76억1천200만㎥로 전년 동기 81억2900만㎥ 대비 6.4% 감소했다.

가정·상업용 소비가 지난해 1분기 52억3100만㎥에서 올해 1분기 52억900만㎥로 0.4% 줄면서 정체 상태를 보인 가운데 산업용 소비는 24억9700만㎥에서 20억6700만㎥로 17.3% 급감하면서 전체 소비 감소를 주도했다.

수송용 역시 3억300만㎥에서 2억9천900만㎥로 1.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잇따른 요금 인하에도 도시가스 수요가 회복은 커녕 오히려 축소되고 있는 것이다.

올해 1분기 서울지역 산업용 도시가스 소매요금은 MJ(Mega Joule)당 19원으로 전년 동기(21.1원) 보다 10% 하락한데 이어 지난 5월에는 14.9원까지 떨어졌다.

이는 열량단위를 기준으로 도시가스 요금을 산정하기 시작한 2012년 7월 이후 최저치다.

통상 가격이 내려가면 수요가 증대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소비가 오히려 감소하는 주원인으로는 산업계의 경기침체가 꼽힌다.

글로벌 공급과잉과 중국의 저가 공세 등으로 장기 부진을 겪고 있는 철강·금속업종이 대표적이다.

전국 8개 지역에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SK E&S가 올해 들어 5월까지 주요 업체에 판매한 도시가스량을 집계한 결과 철강·금속업종은 2억5922만㎥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 이상 줄었다.

포항지역에 도시가스를 판매하고 있는 영남에너지서비스에 따르면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철강산업이 집중된 이 지역의 산업용 도시가스 연간 판매량은 2012년 3억3천100만㎥에서 2013년 3억2200만㎥, 지난해 3억800만㎥에 이어 올해는 3억㎥에 훨씬 못미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철강공단 내 주요 기업들이 생산을 축소하거나 가동을 중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용 도시가스 사용량 감소는 저유가 탓도 크다.

낮은 유가로 인해 B-C유나 액화석유가스(LPG) 등 도시가스 경쟁 연료들의 경제성이 높아져 섬유, 석유정제 등의 업종에서 도시가스 대신 이들 연료를 사용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도시가스업계는 이같은 산업용 수요 감소세가 장기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도시가스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들어 정부가 세 번이나 산업용 도시가스 요금을 낮췄지만 소비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면서 "국내 주요 산업 부문의 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저유가 현상이 지속되는 한 수요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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