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원자재값 급락…글로벌 시장, 미국發 ‘긴축발작’ 전운

입력 2015-07-23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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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10거래일 연속 하락 국제유가 50달러선 붕괴…자원 수출국, 경기부양 ‘비상등’

글로벌 시장에 미국발 긴축발작의 전운이 짙게 드리우고 있다. 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선명해지면서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가 연내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증폭되고 있다. 이는 달러 강세에 불을 지피면서 금·원유 등 원자재 시장은 물론 자원부국들의 경제에도 치명상을 입히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전미중개인협회(NAR)는 6월 미국의 기존주택 판매량이 전월보다 3.2% 증가한 549만 채로 2007년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연내에 금리를 올리겠다는 방침을 재확인시킨 지난주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발언이 상기되면서 달러화에 강한 매수세가 유입됐다.

달러화 가치와 반대로 움직이는 원자재 가격은 일제히 주저앉았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물 금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12달러(1.1%) 하락해 온스당 1091.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금값은 이날까지 10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1996년 이후 약 20년 만에 최장의 하락세를 보였다.

국제유가 역시 맥을 못췄다. 같은 날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9월 인도분 가격은 전일 대비 3.3% 급락한 배럴당 49.19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WTI 가격은 지난 4월 2일 이후 처음으로 50달러선 아래로 떨어졌다. WTI 가격은 이달에만 무려 17%나 미끄러졌다.

원자재 가격 급락에 자원 의존도가 높은 나라의 통화도 모두 고꾸라졌다. 노르웨이, 브라질, 캐나다, 뉴질랜드 등 자원국 통화 가치는 미국 달러에 대해 일제히 약세였다. 노르웨이 크로네는 달러에 대해 0.3% 하락했고, 브라질 헤알은 1.6%, 뉴질랜드 달러는 0.8% 각각 떨어졌다.

주요 10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블룸버그 달러스팟지수는 이날 오후 5시 현재 전일 대비 0.3% 오른 1207.85로 3월 이후 최고치에 육박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원자재 가격의 대폭 하락으로 자원 수출국이 경기 부양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됐다. 실제로 뉴질랜드 중앙은행은 23일 기준금리를 종전의 3.25%에서 3.00%로 0.25%포인트 인하하고 추가 인하 가능성도 예고했다. 호주와 캐나다도 조만간 경기 부양 차원의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글렌 스티븐스 호주 중앙은행 총재는 22일 경기를 감안해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현재 캐나다와 호주의 기준금리는 각각 0.50%, 2.0%다.

뉴욕증시에서는 원자재 관련주들이 일제히 약세였다. 세계 최대 금광업체인 배릭골드가 1.87% 빠지고 석유 대기업인 BP는 2.12%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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