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꺼리는 건설업계, 회사채에 목매는 까닭은?

입력 2015-07-23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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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화토건 이후 3년여 기업공개 ‘제로’…신용등급 좋은 대형사 회사채 쏠려

수년째 불황에 허덕이던 건설업계가 지난 해부터 주택시장이 달아오르며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하지만 타 업종이 IPO에 적극 나서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데 반해 건설업계는 수년째 회사채 시장만 기웃거리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 시장의 우려를 낳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2년 1월 남화토건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이후 건설사의 유가증권·코스닥시장 진출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화토건 이후 2012년 12월 희성그룹 소속 건설사인 삼보이엔씨가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했지만 공모가가 맞지 않아 상장을 연기했다. 청광종건, 관악산업 등이 이후 코넥스 시장에 진출했지만 유가증권시장이나 코스닥시장보다는 문턱이 훨씬 낮아 본격적인 자금 조달이라고 보기 힘들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실제로 블룸버그가 발표한 ‘2015년 상반기 한국자본시장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IPO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249.7% 증가한 1조2978억원을 모집했다. 시장별로 보면 유가증권시장은 6건, 코스닥시장 31건으로 총 37건에 달했지만 이 중 건설사는 한 곳도 없었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아직 건설업에 대한 우려를 거두지 못한데다 건설사들 역시 경영상황을 공개하는 IPO 시장을 부담스러워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오히려 대형건설사들의 경우 양호한 신용등급을 앞세워 회사채 발행에 나서는 상황이다. 실제 이달에도 대림산업이 2350억원 규모의 무보증 일반사채를 발행했고, 지난달에는 한화건설이 19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또한 SK건설과 현대건설도 상반기 각각 1500억원, 3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 바 있다. 신용등급 기준 A급 이상 건설사들이 상반기에 내놓은 회사채 총액은 1조285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SK건설, 한화건설 등이 여건만 되면 상장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건설사들은 최근 몇 년간 수차례 상장을 추진했지만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아 모두 보류상태다.

앞서 지난 1월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포스코건설과 포스코에너지의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며 “일단 주식 시장을 봐야겠지만 분위기가 부정적인 것 같지는 않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포스코 관계자도 “올 상반기 중 포스코건설의 프리IPO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었다. 하지만 이후 그룹이 사정 당국의 수사 등으로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건설사의 IPO는 문턱이 높아서라기 보다 원하는 가격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추진이 안되고 있다”면서 “먼저 구조조정과 함께 재무건전성을 회복해야 원하는 가격을 받을 수 있고 IPO의 추진 역시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디벨로퍼들은 높은 수익률과 안정적인 사업성을 앞세워 IPO 시장에 나서고 있다. 지난 6월 상장한 SK그룹의 부동산개발업체 SK D&D는 공모가가 2만6000원이었지만 22일 종가 기준 8만7300원으로 강세를 보였고 이날 장중 9만6700원까지 치솟으며 신고가를 갈아 치웠다. 또한 대형 디벨로퍼 중 하나인 MDM 역시 한국자산신탁 상장을 추진하며 건설사들과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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