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 ‘동성결혼’]“사랑하게 해주세요” vs “제도화는 미친 짓”

입력 2015-07-23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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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광수-김승환 부부 동성혼 소송… “행복 추구권 인정해달라” “인정 안돼” 찬반 대립

▲김조광수 감독과 김승환 레인보우 팩토리 대표가 첫 동성결혼 소송 심문기일인 지난 6일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국내 최초 공개 동성 결혼식을 올린 김조광수 영화감독과 김승환 레인보우 팩토리 대표가 서대문구를 상대로 동성혼 소송을 제기, 이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이는 미 연방 대법원이 지난 달 동성결혼 합헌 결정을 내린 가운데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제기된 동성혼 소송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제기한 동성혼 소송은 지난 6일 오후 3시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렸다.

이날 심리에 앞서 김조 감독 부부는 "사랑의 자격은 사랑으로 충분하고 법 역시 국민의 행복 추구권을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며 "대한민국 국민은 모두 법 앞에 평등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심리를 마친 후에는 재판부가 신청을 받아줄 것을 눈물로 호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의 간절한 염원에도 불구하고, 동성혼을 바라보는 시선은 그리 곱지만은 않다.

실제로 보수단체인 차세대바로세우기학부모연합은 이날 서부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판부가 동성 결혼을 인정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동성 결혼에 반대해 개인 자격으로 법원에 탄원서를 내고 소송에까지 뛰어든 변호사도 있었다.

법무법인 로하스 정선미 변호사는 동성혼을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탄원서를 지난 3일 법원에 제출한 뒤 피신청인인 서대문구 측 변호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정 변호사는 "동성혼이 법적으로 인정되면 이후 차별금지법 제정 움직임으로 이어져 동성애를 거부하는 모든 의견을 법적으로 제재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며 "이런 흐름을 막아야겠다는 생각에 탄원서를 내고 재판에까지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성소수자 가족구성권 보장을 위한 네트워크'는 국제 청원사이트 아바즈(Avaaz)에서 동성 부부의 혼인신고를 수리해야 한다고 밝힌 시민 3328명의 서명을 받아 지난 6일 재판부에 명단과 함께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와 함께 대학 성 소수자 동아리와 시민단체 등 100여개 단체도 "김조광수 부부의 요구는 마땅히 인정받아야 할 개인의 권리이며 법 앞에서 보호받아야 할 존엄한 평등 선언"이라는 내용의 공동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한편 미 연방 대법원의 동성결혼 합헌 결정에 대한 네티즌의 반응도 극한 대조를 보였다.

동성혼을 지지하는 한 네티즌은 "동성의 사랑을 잘 이해할 순 없지만 내 권리만큼 그들의 권리도 존중받으며 지켜져야 한다. 대한민국에서도 동성간 결혼 합헌 판결이 나오길 기원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나는 이것(동성 결혼)을 찬성과 반대의 문제로 보지 않고 '아 그렇구나' 이해하려 한다"며 동성혼을 겸허한 눈으로 바라봤다.

동성혼을 반대하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누리꾼 'ira_****'는 "누구나 남성적인 면도 있고 여성적인 면도 있는데…"라며 "동성애도 이해가 안 가는데 이걸 제도적으로 허용한다니. 그야말로 미친 짓 아닌가"라며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또 'davi****'는 "동성애 문제를 오직 인권 차원의 잣대로 본다면 국가를 넘어서 모든 인류가 받아들여야 할 수도 있지만 동성애는 인권의 차원만으로 판단하기는 어려운, 개인 의식의 심오한 면이 분명히 있다"며 "미국이나 선진국이 (동성결혼 합헌 결정)했다고 다 따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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