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사태 두달] 경제심리 바닥으로… 올해 성장률 전망 2%대로 끌어내려

입력 2015-07-23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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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추경안 국회 처리 앞두고 정치권 날선 대립각… 골든타임 놓쳐 헛돈만 쓸 위기

첫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5월 20일 이후 두 달여 만에 사실상 메르스 사태가 마무리돼 정부의 ‘종식 선언’만 남겨놓고 있다.

메르스 감염 환자 확산은 가뜩이나 좋지 않은 경제 상황에 내수침체 심화라는 직격탄을 날렸다. 소비자들의 소비심리는 가라앉았고 기업들의 실적 부진과 수출 부진 등 우리 경제가 자력으로 회복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 꼬리를 물었다. 중국이 증시 불안에 이어 경기 둔화 사이클에 접어들면서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커졌다.

메르스 사태로 우리 경제 성장률이 올해 3%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자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추경) 11조8000억원을 포함해 총 22조원 규모의 재정을 추가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추경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3T, 적시성(Timely), 집중성(Targeted), 한시성(Temporary)이 중요해 연내에 돈을 다 쓸 수 있는 사업 중심으로 추경안을 짰다.

상황이 이러하지만 정치권은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두고 날 선 대립각만 세우고 있다. 국회가 발목을 잡아 실컷 예산을 투입하고도 ‘골든타임’을 놓쳐 헛돈만 쓸 위기에 처한 셈이다.

정부는 오는 24일 추경안 국회통과를 이끌어 낸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국회가 극한 대치 정국으로 빠져들면서 당장 추경 집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처리 시한을 넘기는 것을 아예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마저 감지되고 있다.

기재부에 따르면 통상 추경은 국회 통과 후 국무회의 의결과 각 정부부처, 지자체까지 현장 집행을 위한 준비작업에 10~15일이 걸린다. 실제 돈을 풀 수 있는 기간(8~12월)이 5개월에 불과한 만큼 예산을 편성하고도 못 쓰는 돈(불용액)을 줄이려면 하루빨리 집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2013년에는 추경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는 데 20일이 걸렸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2일 열린 제14차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내일모레(24일)로 예정된 이번 (임시국회) 회기 내에 추경이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면서 “메르스 피해를 조기에 극복하고 경기침체 우려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한 추경안을 하루빨리 집행하는 것이 성공의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추경안이 제때 처리되지 못하면 올해 경제성장률이 2년 만에 2%대로 추락할 것으로 우려의 시각을 나타냈다. 지금의 내수 침체가 장기화하면 우리 경제 체질이 극도로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은은 정부가 추경 편성안을 발표한 뒤인 지난 9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1%에서 2.8%로 내렸다. 이마저도 추경이 정부의 계획대로 집행된다는 전제가 깔렸다. 추경 효과를 반영해도 3%대 성장이 어렵다는 의미다.

이밖에 LG경제연구원 2.6%, 금융연구원 2.8%, 하나금융연구소 2.7% 등 국내 다수 기관이 올해 경제성장률이 3%대를 기록하지 못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봤다. 정부는 추경이 국회에서 제때 통과되면 3%대 성장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자영업·서비스업 등 메르스 피해가 큰 곳에 추경 예산을 빠르게 투입해야 한다”며 “저유가·저금리로 살아나는 흐름을 보이던 소비를 되돌려 놓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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