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미스테리골프 물류 창고엔 기능성 헤드커버로 가득했다. 직원들은 헤드커버를 손수 포장하며 내주 공급 물량을 점검했다. 김성일 미스테리골프 이사는 “요즘은 헤드커버만 찾는 사람들도 많아요. 아마 이것도 부족할 거예요”라며 달라진 시장 풍경을 설명했다.
골프 액세서리 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오랜 불황 속에서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며 매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골프 시장을 주름잡던 골프클럽이 수년째 답보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고무적인 성과다.
박상석 신세계백화점 본점 프로골퍼는 “최근 들어 용품과 액세서리를 찾는 고객이 크게 늘었다”며 “매시 소재 모자는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박 프로는 이어 “파우치나 벨트 같은 용품도 꾸준히 잘 나간다”며 “골프클럽이 답보 상태라면 용품·액세서리는 꾸준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골프용품 액세서리 시장이 꿈틀대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오랜 경기 침체로 인해 클럽 구입 및 교체 주기가 길어졌다는 게 관계자들의 진단이다. 고가의 클럽 구입 대신 비교적 저렴한 용품이나 액세서리로 눈을 돌렸다는 것이다.
서울 마포구에서 골프용품숍을 운영하는 박상선(43)씨는 “요즘은 클럽을 구입하는 사람보다 그립만 교체하는 사람이 더 많다”며 “신발도 구입 시기를 늦추고 스파이크만 갈아달라고 요청하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젊은 골퍼들의 증가도 이 같은 시장 분위기를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중장년에 비해 씀씀이가 적은 젊은층 골퍼들이 클럽 교체보다 자신이 선호하는 브랜드나 디자인의 액세서리 구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중장년 골퍼들도 최신 트렌드에 맞춰 가려는 모습이다. 화려한 디자인과 컬러가 돋보이는 골프웨어를 비롯해 기존엔 사용하지 않던 다양한 소품과 액세서리를 구매하는 등 개성을 연출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하듯 주요 골프 브랜드에서는 용품 및 액세서리 마케팅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특히 아쿠쉬네트의 골프 브랜드 FJ(풋조이)는 최근 압구정점과 부산 신세계 센텀점, 분당점, 대구 이시아폴리스점에 이어 내달 강남과 분당, 해운대 지역에 새롭게 매장을 열 계획이다. 이 브랜드는 최근 골퍼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슈피팅(Shoe fitting)을 비롯해 기능성 어패럴과 골프화, 골프장갑 등 다양한 모델을 선보이며 용품ㆍ액세서리 시장 공략에 힘을 실을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