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그룹의 경제] 억소리 나게 키운 아이들…‘돈값’하거나 ‘X값’되거나

입력 2015-07-2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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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65개올 상반기 15개 팀 데뷔… 한 팀당 수억원의 투자 비용 들어대부분 팀들 소리소문 없이 사라져… 스타 되기까지 멀고 험한 가시밭길

여자친구, 원펀치, 러버소울, 씨엘씨, 디아크, 써스포, 오마이걸, 로미오, 몬스타엑스, 베이비부, 어썸베이비, 세븐틴, 비티엘, 엔플라잉, 플레이백…. 올 상반기 데뷔한 아이돌 그룹 중 한 팀이라도 이름을 들어봤거나 멤버들의 얼굴을 알고 있다면 당신은 가요계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다.

지난해 약 65개 이상의 팀이 가요계에 데뷔했고, 올해도 상반기 15개 팀이 데뷔했다. 특히 올해에는 큐브 엔터테인먼트의 씨엘씨, FNC엔터테인먼트 엔플라잉, 스타쉽 엔터테인먼트 몬스타엑스, 플레디스의 세븐틴 등 대형 기획사에서 내세운 아이돌 그룹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현재 아이돌 그룹들은 기획사의 철저한 계획 하에 혹독한 교육과정을 거친 후 데뷔한다. 이제는 연습생 수가 얼마나 되는지가 그 회사의 규모와 미래를 측정하는 기준이 되고 있다. 5월 데뷔한 그룹 엔플라잉의 멤버 권광진은 쇼케이스에서 “FNC에서 연습생 기간을 10년 보냈다”며 “24세가 되면서 조바심이 난 건 사실”이라고 길었던 연습생 기간을 언급했다. 같은 달 데뷔한 세븐틴도 멤버별 평균 연습기간이 4년이라고 밝히며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데뷔 임박이라는 기사를 보면서 꿈꿨다가 데뷔가 미뤄질 때”였다고 말했다.

연습기간, 교육 과정, 인원수 등 여러 가지 조건에 따라 아이돌 한 팀이 만들어지기까지의 투자 비용도 천차만별이다. 외부에 비용 내역을 유출하지 않기 때문에 평균적인 비용 산출은 힘들지만 보컬, 댄스, 외국어 트레이닝, 몸매와 외모 관리, 숙소비용 등과 더불어 음반 제작, 뮤직비디오, 마케팅 프로모션, 의상과 헤어 등을 합치면 수억원의 비용이 든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처럼 억 소리나는 비용을 들여 매년 수많은 아이돌이 데뷔하지만 대부분은 소리 소문없이 사라진다. 이 때문에 신인들은 자신의 이름 석자와 팀을 알리고자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특히 최근 대형 기획사는 자신들이 가진 인프라와 소속 가수들의 고정팬을 이용해 연습생 시절부터 신인들의 이름 알리기에 주력한다. 신인그룹 엔플라잉도 소속사 선배 그룹인 씨엔블루, FT아일랜드와 함께 콘서트 무대에 섰으며, 자신들의 데뷔기를 담은 리얼리티 프로그램 tvN ‘청담동 111-엔플라잉 스타가 되는 길’을 통해 데뷔 전에 얼굴을 알렸다. JYP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신인 걸그룹 멤버 오디션을 다룬 프로그램 엠넷 ‘식스틴’을 통해 데뷔 전부터 신인 걸그룹 멤버의 얼굴과 이름을 대중에게 알리는 효과를 누렸다.

대형 기획사들처럼 체계화된 홍보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중·소형기획사는 길거리 공연과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신인들을 홍보한다. 4월 데뷔한 걸그룹 오마이걸은 유튜브 공식 채널을 통해 데뷔 전 티저영상을 공개했다. 이로 인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팀 이름을 올렸으며,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도 1만3000명의 팔로워를 끌어모으는 홍보 효과를 누렸다. 2월 데뷔한 힙합그룹 러버소울도 홍대에서 꾸준히 버스킹을 하며 자신들의 이름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한상덕 대중문화평론가는 “현재 아이돌 트레이닝 시스템의 도입은 일본의 매니지먼트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며 “과거에 아이돌 멤버가 되는 것이 타의적이었다면 현재는 자의적으로 변화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기업이 되어버린 대형기획사가 중·소형기획사보다 유리할 수밖에 없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당연한 흐름”이라며 “중·소형기획사도 이틈에서 나름대로의 마케팅전략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대형기획사를 견제하는 중·소형기획사의 모습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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