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영화관 1호 단성사, 저축銀 부실여파ㆍ분양실패까지…무슨일이?

입력 2015-07-25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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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년의 역사를 가진 국내 최초 영화관 단성사가 경매에 나온 지 2년 7개월 만에 575억원에 낙찰됐다. 이는 올해 상반기 법원경매 물건 중 가장 높은 가격이다.

25일 부동산경매업계에 따르면 국내 첫 영화관인 단성사 빌딩이 3번의 유찰을 거쳐 575억원에 낙찰됐다. 백성학 영안모자 회장이 사주로 있는 자일오토마트로 확인되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자일오토마트는 버스 판매를 주력으로 하는 영안모자의 계열사다. 백 회장은 지상 10층, 지하 3층(1만3413㎡)의 단성사 건물을 자일오토마트의 사무 공간 등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백 회장은 지난 1959년 영안모자를 설립해 세계 모자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온라인커뮤니티)

단성사는 종로와 동대문 일대 상인들의 자금을 십시일반 모아 주식회사 형태로 만든 영화사다. 최초에 2층짜리 목조건물로 지어 1907년 문을 열었다. 이후 1910년대 중반 영화 제작자인 박승필씨가 인수했다. 해방 이후 피카디리, 중앙극장, 명보극장이 이후 생겨났지만, 국내에서 흥행하는 영화들은 거의 단성사에서 먼저 개봉하면서 단성사 전성시대가 열렸다.

지난 1993년 '서편제'가 단성사에서 개봉하면서 국내 영화 최초로 100만 관객 시대를 열렸다. 194일이라는 개봉관 최장 상영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이후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등장하면서 단성사의 사세가 급격히 떨어졌다. 당시 단성사는 시대 변화에 맞서고자 1개이던 상영관을 더 늘리기 위해 2005년 현재 10층짜리 건물을 지었으나, 임대 분양이 실패하면서 2008년 최종 부도처리 됐다.

이후 충남 지역에서 사무용품 사업을 하던 이상용씨가 350억원의 채무를 떠안는 조건으로 건물을 인수하면서 상호를 아산엠단성사라고 변경했다. 그는 2010년 1월 영화관 시설을 허물고 11개 저축은행으로부터 600여 억원의 대출금을 끌어모아 보석상가들이 입주하는 쥬얼리센터 건립을 추진했다. 그러나 서울시의 쥬얼리센터 건립허가가 취소되면서 또 다시 임대 분양에 실패했다. 그 사이 미래·한국저축은행 등 6개 저축은행이 파산하면서 예보가 저축은행들의 채권을 관리하게 됐다.

아산엠단성사는 지난해 8월 경매에 돌입했다. 당초 단성사 건물 감정가는 1200억원이지만, 건물 가치가 하락하면서 575억원에 낙찰됐다. 현재 단성사 건물은 외벽 공사만 되어 있고, 인테리어 공사는 중단된 채 곳곳에 건축자재가 쌓여 있는 상태가 지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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