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오 파동에 홈쇼핑 2분기 실적 '휘청'

입력 2015-07-27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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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백수오' 사태의 여파로 홈쇼핑 업계의 2분기 실적이 실제로 상당한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많게는 한 분기 영업이익의 절반가량이 '피해 보상 비용'으로 날라갔지만 가짜 백수오를 공급한 제조사가 '무혐의' 처분을 받으면서 구상권을 통해 손실을 보전할 방법조차 막막해졌다.'

◇ 업체별 보상액 40억~130억원…분기 영업익 절반

27일 업계에 따르면 6개 홈쇼핑사가 지난 5월 11일 이후 백수오 구매자에 대한 환불 등 보상으로 지출한 비용은 업체에 따라 적게는 40억원, 많게는 130억원에 이른다.

회사별 보상액과 판매액은 ▲ 홈앤쇼핑 130억원(판매액 800억~1천억원 추정) ▲ 롯데홈쇼핑 110억원(500억원) ▲ CJ오쇼핑 40억원(400억~500억원) ▲ GS홈쇼핑 40억원(480억원) 등이다.

현대홈쇼핑은 구체적 숫자를 밝히지 않았지만 보상 비용 규모가 100억원에 조금 못미치는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일하게 '전액 보상'을 진행한 NS홈쇼핑은 "100% 환불 목표 대비 45%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NS홈쇼핑의 전체 판매액(11억원) 규모로 미뤄 지금까지 절반 수준인 5억~6억원이 들어간 것으로 추산된다.

보상은 대부분 2분기(3~6월) 안에 이뤄졌기 때문에 2분기 실적에 비용으로 계상돼 그만큼 영업이익을 깎아 먹게 된다.

우선 보상 비용이 약 40억원으로 비슷한 CJ오쇼핑과 GS홈쇼핑을 보면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629억원, 360억원)을 기준으로 분기 이익 중 6~11%가 날아간 셈이다.

현대홈쇼핑의 경우 보상 비용이 80억원 정도이고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작년동기(398억원)와 비슷한 수준이라면 백수오 사태로 20% 정도 축소를 감수해야한다.

더 타격이 큰 것은 롯데홈쇼핑과 홈앤쇼핑이다. 롯데홈쇼핑과 홈앤쇼핑의 연간 영업이익은 지난해 기준 1천12억원, 919억원의 수준으로 분기별 평균 영업이익은 230억~250억 정도 되는 셈이다.

이 두 업체의 보상액이 110억~130억원에 이르는만큼 2분기 영업이익이 작년의 거의 절반 수준까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 홈쇼핑이 '독박'…제조사에 구상권 청구도 못해

검찰은 지난달 26일 '가짜 백수오' 사건과 관련, 백수오 원료 제조·공급사인 내츄럴엔도텍에 대해 "납품구조 및 검수과정상 이엽우피소 혼입 방지를 위한 검증 시스템이 일부 미비한 점은 확인했지만 엔도텍이 이엽우피소를 고의로 혼입했거나 혼입을 묵인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결과적으로 이번 사태의 가해자는 드러나지 않은 채, 소비자에 대한 보상 책임을 다른 피해자인 유통업체, 특히 홈쇼핑업계가 고스란히 떠안은 셈이다.

홈쇼핑 관계자는 "제조사로부터 제품을 공급받아 판매한 홈쇼핑 업계에 애초부터 법적인 보상 의무는 없었지만 소비자에 대한 도의적 차원에서 환불 방침을 결정하고 실행에 옮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구나 백수오 원료 제조·공급사가 검찰로부터 '무혐의' 판정까지 받았기 때문에, 홈쇼핑 업체들이 백수오 보상에 들인 비용을 법적 구상권 행사나 손해 배상 소송을 통해 제조업체로부터 받아낼 가능성은 더 희박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신뢰나 기업 이미지 등을 고려한 보상 결정은 여전히 바람직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가뜩이나 불황에 업황도 좋지 않은데 가해자도 분명하지 않은 '가짜 백수오'라는 돌발 사태 때문에 영업이익의 상당 부분을 잃게 되니 솔직히 허탈한 심정"이라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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